일본 제조업체들이 전력 공급에 불안을 느끼고 생산 거점을 외국으로 분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광학 렌즈 제조업체인 호야(HOYA)는 그동안 도쿄도 아키시마(昭島)시에 있는 공장에서만 디지털카메라 등의 렌즈에 사용하는 광학 유리를 생산했지만, 최근 중국 산둥(山東)성에도 공장을 짓기로 했다. 유리 원료를 녹이는 생산 공정에 전력의 안정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쓰이(三井)금속은 스마트폰 회로기판의 재료로 쓰이는 전해동박(電解銅箔, electrolytic copper foil)을 말레이시아 공장에서도 제조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사이타마(埼玉)현의 아게오(上尾)시에 있는 공장에서만 만들었지만 동일본대지진 직후 정전의 영향으로 조업을 중단한 적이 있어 생산 거점을 나누기로 했다. 반도체 대기업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대만이나 싱가포르 기업에 위탁생산을 늘리기로 했다.
이들은 탈(脫)원전에 따른 에너지 공급에 불안을 느끼는 것과 함께, 재생에너지로 에너지공급원을 전환하려는 일본 정부에도 불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는 향후 다시 발생할 지진에 대한 회피 목적도 있는 것으로 ‘산업의 공동화’가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최근 대규모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약 70%가 생산 거점을 외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