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콩트] 근대 5종, 이춘헌 기적일으킨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프랑스의 쿠베르탕 남작은 “근대 5종 선수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올림피언”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근대5종은 올림픽 정신에 가장 부합한 종목이다. 한 선수가 사격 펜싱 승마 수영 크로스컨트리를 하루에 다 소화해야 한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까지는 4일 또는 5일에 나눠서 하던 것을 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하루에 다 소화하도록 했다. 근대 5종은 쿠베르탕 남작이 전령을 전달하는 19세기 프랑스 기마장교를 모델로 창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말을 타고 험한 지형을 가로질러 적진을 뚫고 가다 앞을 막아선 적군을 칼로 제압하고, 원거리 매복병은 총으로 쏴 물리친 뒤 계속해서 달려가 강을 헤엄쳐 건넌 후 달려가서 무사히 메시지를 본부에 전달하는 것을 스포츠로 발전시켰다. 올림픽에는 1912년 스톡홀롬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이 되었고, 한국은 1964년 도쿄 올림픽부터 출전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김미섭 선수가 16위를 차지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베이징 올림픽에는 남자부에 이춘헌과 남동훈이 여자부에는 윤초롱 선수가 출전한다. 이춘헌과 남동훈은 지난 2007년 5월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근대5종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에서 각각 5천504점, 5천500점을 얻으며 1, 2위를 차지해 베이징 올림픽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던 제12회 대회에서도 이춘헌과 한도령이 남자 개인전 1, 2위를 차지해 아시아에 배당된 2장을 싹쓸이했던 한국 남자대표팀은 2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나서게 됐다.특히 2004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던 이춘헌은 2회 연속 올림픽 본선에 출전한다. 이춘헌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경험부족으로 21위에 머물렀다. 사격에서 두 번이나 실수를 한 것이다.남동훈은 2005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릴레이 2위 및 단체전 3위에 이어 2005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릴레이 금메달을 따낸 유망주지만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쿄에서 벌어진 제15회 아시아 근대5종 선수권대회에서 이춘헌은 사격, 펜싱, 수영, 승마 4종목까지 4천476점을 얻어서 3위, 남동훈은 4천432점으로 6위에 처져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종목인 육상 크로스컨트리에서 이춘헌이 3위(1천28점), 남동훈이 1위(1천68점)로 결승선을 통과해 짜릿한 역전극을 일궈내 1,2위를 차지했다.베이징 올림픽에서 이춘헌은 당일 컨디션이 좋으면 메달에 도전하고, 남동훈은 10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춘헌은 아테네 올림픽 이후 2005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벌어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0위에 머물렀지만, 2006년 9월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월드컵에서는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러시아의 안드레이 모이세프에이어 은메달을 땄다. 당시 안드레이 모이세프가 5596점이었고, 이춘헌은 그 보다 불과 8점 모자란 5588점이었다. 그야말로 간발의 차이로 세계정상 정복에 실패를 한 것이다. 그 대회에서 이춘헌은 비록 안드레이 모이세프에게는 졌지만, 2004년과 2005년 세계챔피언 리투아니아의 우안드레우스와 아시아 정상권 선수인 중국의 첸 후아를 모두 따돌렸었다. 이춘헌은 광주체육중학교에 입학을 할 때는 수영 선수 였지만 2학년 때 근대5종의 마이너격인 수영과 육상만을 하는 근대2종 선수로 전향했다. 1m84cm 75kg의 이상적인 체격에 체력과 집중력이 좋고 두뇌회전이 빨라 근대5종 선수로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춘헌은 베이징 올림픽 목표를 메달권으로 잡았다. 첫 경기인 사격은 공기권총 10m인데, 172점(1000점)이 기준이다. 1점이 더 올라 가거나 내려가면 12점이 증감되는데, 185점을 쏴서 1156점을 획득하려 한다. 두 번째 경기인 펜싱은 에페 경기를 하는데 1분 안에 1점을 먼저 얻는 선수가 이기는 경기다. 만약 비기면 두 선수 모두 패한 것으로 간주되어 36명의 선수가 풀리그를 해서 35전25승(10패)이 1000점이다. 25승에서 1승을 더 올리거나 패하면 24점이 증감된다. 이춘헌은 22~3승으로 950점 정도가 목표다. 수영은 자유형으로 200m를 가야 하는데, 2분30초가 1000점으로 0,33초당 4점(1초당 12점)이 증감된다. 이춘헌은 2분08초로 1144점을 노리고 있다. 승마는 장애물 비월 경기인데, 12개의 장애물(2개는 더블, 3개는 트리플), 더블과 트리플을 포함하면 15개의 장애물을 한 개도 낙하시키지 않고 넘으면 무 감점으로 1200점을 모두 얻는다, 물론 장애물 비월 경기 코스 450m를 78초 이내에 들어와야 한다. 초과하면 당연히 감점이다. 만약 장애물 한 개를 넘어트리면 한 개당 28점을 감점 당한다. 이춘헌은 장애물에서 1200점 만점을 노리고 있다. 이춘헌은 사격 펜싱 수영 승마 까지 4종목에서 4450점을 딴 후 마지막 3000m(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트랙에서 경기를 한다)에서 1030점 정도를 따면 메달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육상 3000m는 핸디캡 스타트로, 사격 펜싱 수영 승마 점수를 합해서 가장 성적이 좋은 선수가 제일 먼저 출발하고, 2위 선수가 4점당 1초 뒤져서 출발한다. 그 다음부터도 4점당 1초 뒤에 출발한다. 만약 3위 선수가 2위 선수에 40점을 뒤졌다면 2위가 출발을 한 후 10초 후에 출발하게 되는 것이다.(육상 3000m는 10분 1000점 기준, 1초당 4점을 증감한다)핸디캡 스타트로 결국 마지막으로 벌어지는 육상 3000m 도착 순위가 최종 순위가 되는 것이다. 여자부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윤초롱 선수는 지난 2007년 5월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아 근대5종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4704점을 얻어 종합 9위를 차지해 베이징올림픽 본선 티켓을 땄다. 초등학교 때 까지 수영을 했었고, 아직 여고(서산 서일고 3학년)생이다. 베이징 올림픽 여자부 티켓이 아시아에 5장 주어졌는데, 1~8위까지 중국과 카자흐스탄 선수들이 각각 4명씩 올라와 ‘국가별로 2명 이상 참가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윤초롱이 행운의 티켓을 따낸 것이다. 근대5종 국가대표 강경효 감독은 “이춘헌은 당일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10위권에는 충분이 들고, 컨디션 여하에 따라 메달도 가능하다. 남동훈은 아직 경험이 부족해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고, 윤초롱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 대비해서 큰 대회를 경험해 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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