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켜보자" 목소리 낮춘 삼성

"일단 지켜보자" 목소리 낮춘 삼성 X파일 관련 강경자세 유보…"몸 낮추자" 의식 깔려 있는듯 안기부 X파일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이 조심스러워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24일 노무현 대통령이 X파일 사건으로 불거진 1997년 대선자금 문제를 조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에 대해 반응을 자제한채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등 X파일 사건 초기에 법적 대응을 거론하면서 강경한 자세를 나타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선 대통령 발언의 경우 X파일 사건으로 구조조정본부 이학수 부회장이 검찰조사까지 받은 삼성의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일이지만 이를 내색하지 않고 있다. 아직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확실히 가늠하기 어려운데다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내놓고 표현할 경우 여론의 반감을 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섣불리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X파일 보도와 관련,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제기 문제도 일단은 수면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삼성은 언론보도와 관련한 소송에 필요한 준비는 해놓았으나 이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만큼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X파일 사건 초기 소송제기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여론 등의 동향에 많이 신경을 쓰는 듯한 모습이다. 따라서 삼성이 여론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소송 제기에 나서 자신들의 상황을 불리하게 만드는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신 삼성은 최근들어 '겸손'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은 삼성공화국 문제가 불거진 5월에 사장단 간담회를 통해삼성 독주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응책중 하나로 거론됐었다. 어려운 시기에 더 이상 여론의 질타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몸을 낮춰야 한다는 인식이 삼성 내부에 깔려있는 듯한 모습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입력시간 : 2005/08/26 06:39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