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지방주유소 이용하면 유리”

정유사 영업본부장이 말하는 ‘기름값 절약방법’

정유사에서 가장 바쁘면서 기름과 시장에 정통한 사람은 누구일까. 업계에서는 주저없이 최고경영자(CEO)보다 영업본부장을 꼽는다. 경쟁사까지 포함해 전국 1만여 개 주유소의 판매사정을 속속들이 챙기며 한 방울의 기름이라도 더 팔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국내 4대 정유사의 소매영업담당 임원들로부터 기름값 아끼는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3,949개 주유소를 거느리고 있는 SK의 소매영업본부장 장석찬 상무는 “석유제품은 다 똑같다고 생각해 가격만 따지지만 먼저 정량, 정품을 구입할 수 있는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며 믿을 수 있는 주유소를 택해 단골을 삼으라고 권했다. 그는 “싼 주유소 찾다가 기름만 더 쓴다” 며 “각자의 생활패턴에 맞춰 자주가는 주유소를 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영업기획부문장 진홍국 상무는 “요즘처럼 유가가 계속 오를 때는 주유할 때 되도록 ‘가득’ 채우라”고 밝혔다. 자고 나면 기름값이 오르니 재고를 확보해 놓으라는 얘기인데 이는 국내 정유사들이 고유가시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올 때 이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진 상무는 또 “서울 등 대도시의 오너는 주말에 놀러 갈 때는 조금만 넣고 돌아올 때 많이 채우시라”고 덧붙였다. 고속도로가 아니면 강원도 등 지방 주유소의 기름값이 더 싸기 때문이다. 용감한 조언도 나왔다. 현대오일뱅크 소매부문장 신희직 상무는 “이렇게 얘기해도 되나 모르겠네…”라며 잠시 뜸을 들이더니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라”고 강조했다. 주로 지방출장을 기차로 다니는 신 상무는 또 “보너스 포인트는 꼭꼭 챙기시고 되도록 사은품 보다는 기름구입에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 소매영업부문장 전중렬 상무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고급휘발유 소비에 따끔한 지적을 내놓았다. 그는 “요즘 기술이 워낙 발달해 차 엔진이 훌륭하다” 며 “일반휘발유와 고급휘발유의 차이가 거의 없어 굳이 비싼 제품을 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유사의 꽃인 소매영업의 최고책임자답게 전 상무는 “연비가 좋은 휘발유를 쓰면 기름값을 3% 정도 아낄 수 있다”고 귀띔하며 은연중 자사제품의 장점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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