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감사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KB금융그룹 수뇌부에 대한 중징계를 강행할 방침이다. 감사원이 문제 삼은 KB국민카드 정보유출 건을 논외로 치더라도 최고경영자(CEO)직을 수행하기에 결격사유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감사원이라는 변수가 생겼지만 기존 입장대로 KB금융 수뇌부에 대해 중징계를 내리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기존 중징계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다만 감사원의 문제 제기로 제재 결정이 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최근 KB국민카드 고객정보 유출사고에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당국의 방침에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당국은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을 제외하더라도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건으로도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았기 때문에 기존 입장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임 회장과 이건호 행장은 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내부통제 부실로 중징계를 통보 받았으며 이 행장은 도쿄지점 부실대출 비리 건으로도 중징계가 사전 고지됐다. 임 회장은 특히 회장 산하 전산담당책임자(CIO)가 국민은행의 경영협의회와 이사회 안건을 임의로 고쳤는데도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도 받고 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은 지난 26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 출석해 2~3시간 동안 해명을 했지만 제재 강도를 낮춰줄 만한 참작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또 감사원의 문제제기 역시 당국의 유권해석에 질의를 한 상태여서 중징계 제재 방침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임 회장과 이 행장 모두 별건에 대한 중징계가 내린 상태여서 정보유출 건은 나중에 따로 심의한 뒤 합산하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