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현장은 `신발의 바다'
1천명에 육박하는 희생자가 발생한 바그다드 대참사 현장인 알-아이마 다리위에는 수많은 샌들이 주인을 잃은 채 나뒹굴고 있어 당시의 참상을 떠올리게 했다.
차량 자폭테러 방지를 위해 다리 중간에 설치된 철조망과 콘크리트 바리케이드는 희생자들의 피로 얼룩져 있었다.
참사 현장에 아들을 안고 있다가 아들을 잃어 버리고 혼자 병원에 실려 온 압둘왈리드(54)는 "자폭테러범 소문을 듣기 이전에도 사람들이 꽉 들어차 숨쉬기조차 힘든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이라크 각료들도 네탓 공방
이라크 관리들도 소속 종파에 따라 이번 참사의 원인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하면서 상대편에게 책임 소재를 돌렸다.
수니파 국방장관인 사둔 알-둘라이미는 수니파가 사건의 배후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하며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모든 조치가 취해졌다고 말했지만 바얀 자보르 내무장관 등 시아파 관리들은 수니파 저항세력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압둘 무탈리브 모하마드 알리 보건장관은 국방장관과 내무장관 모두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동반 사퇴를 요구했다. (바그다드 AFP=연합뉴스)
국민투표 유권자 등록 마감일에 참사
대형 참사가 발생한 31일은 공교롭게도 오는 10월15일 예정된 이라크 헌법국민투표 유권자 등록 마감일이었다.
특히 헌법을 둘러싼 시아파와 수니파와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종파간 갈등으로 비쳐질 소지가 있는 이번 참사가 발생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내전으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슬람 종교행사 희생 규모 2번째 기록될듯
이번 참사는 이슬람 종교행사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가운데 피해 규모로는 두번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최근 20년동안 발생한 주요 참사 가운데 인명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지난 90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1천462명의 순례자가 압사한 사건이었다.
87년 7월에는 역시 메카에서 사우디 보안군과 이란 시아파 순례자가 반미시위문제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402명이 사망했다. 97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 미나의 야영텐트촌에서 화재가 발생해 340명이 사망하고 1천500명이 부상했다.
또 94년 5월에도 메카에서 270명의 순례자가 압사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미나에서 251명의 신도가 압사했다. 이밖에도 91년엔 순례자들을 태우고 나이지아로 돌아가던 전세기가 추락해 261며이 숨졌으며, 98년에는 메카에서 폭탄이 터져 180명이사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영국 "EU 이름으로 비난"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맡고 있는 영국은 잭 스트로 외무장관 명의의 성명에서 "이번 사태는 테러에 의해 촉발된 가장 충격적이고 무서운 비극"이라고 비난했다.
스트로 장관은 "영국과 EU는 이라크에서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폭력과 테러 행위를 계속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모든 이라크인들이 정치일정을 소화해 민주주의와 국가 안정을 구축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런던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