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 지하 2층에 위치한 한식뷔페 '풀잎채'. 같은 층 다른 매장과 달리 입구가 건물 외부로 노출되어 있는데다 점포 외부가 통유리로 꾸며져 있어 개방감이 느껴졌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마주친 건 원목과 돌로 이뤄진 인테리어로 간결한 직선 바탕으로 한 설계 덕분에 단아한 자연미가 느껴졌다. 이후 눈길을 사로잡은 건 각종 나물과 강원도 오대산에서 자란 곤드레나물로 지은 곤드레 가마솥밥, 수제 함흥냉면, 훈제 오리구이, 제철 과일, 떡, 식혜 등 한식 메뉴. '풀과 잎이 가득한 집'이라는 브랜드명처럼 건강한 자연의 맛을 그릇마다 한 가득 담고 있었다. 풀잎채는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식 뷔페의 '원조'격 브랜드. 두부 요리 전문점 '두부마을과 돌솥밥', 국수 전문점 '닐니리 맘보', 김밥전문점 '용만이 김밥' 등을 운영하며 한식업계에서 17년간 일한 정인기(55·사진) 푸른마을 대표가 그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집대성해 지난 2013년 1월 선보였다.
이 곳에서 만난 정 대표는 "지난해 11월 문을 연 타임스퀘어점은 풀잎채의 12번째 매장"이라며 "최근 문을 연 홍대점을 비롯해 내달 중 서울 관악과 부산, 소래포구점이 영업을 시작하는 등 연내 45호점까지 오픈이 계획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매장 하루 평균 방문객이 1,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여세를 몰아 오는 2017년까지 전체 매장 수를 100호점까지 늘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풀잎채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맛은 물론 가격에서도 기존 한식 브랜드와 차별화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산지에서 직접 구매한 제철 식재료로 건강한 맛을 구현했다. 또 산지와 1대1 맞춤 공급 계약을 맺는 등 농가와 직접 거래로 중간 유통 마진을 없애 가격 거품도 뺐다. 평일 점심은 1만2,900원, 저녁·주말·공휴일은 1만5,900원으로 경쟁업체와 비교해 최대 40%가량 저렴하다.
아울러 본사와 투자자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예비 창업자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풀잎채는 330~660㎡(100~200평) 규모의 대형 매장 구조상 개인이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엔 한계가 있다. 투자 위험도 커 백화점이나 대형 식당가, 쇼핑몰 등 특수상권을 중심으로 본사와 3~4명의 투자자가 함께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점포를 확대하고 있다. 운영은 회사에서 파견한 전문 매니저가 맡는다. 투자 리스크는 낮추면서 운영의 전문성은 높인 방식인 셈이다.
정 대표는 "연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100호점 시대가 열리는 2017년에는 2,00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한식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풀잎채의 중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정 대표는 "베이징 등 중국 중심부 진출 방안을 타진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에 중국 현지에 풀잎채 1호점을 열어 중국 시장에서도 한식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본격적인 브랜드 성장 궤도에 오른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해외 진출에 주력할 것이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중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한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게 정 대표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