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광희 리패션시스템 사장

『패션산업은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활예술입니다. 「고급·고품격=사치」라는 인식이 없어지지 않는 한 패션산업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기협중앙회에서 「3월의 중소기업인상」을 수상한 이광희(47) 리패션시스템사장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패션산업이 성장보다는 답보내지 후퇴의 길을 걷고있는 것이 아닌지 무척 안타깝다』며 이같이 강조한다. 『진정한 부가가치는 전문기술에 의한 고급품에서 창출됩니다』 李사장은 리패션시스템이 경기침체에다 IMF한파 등으로 경영환경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틸 수있었던 요인이 바로 고품격·고부가가치를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李사장은 『디자인만이 우수해서도 안된다』며 『연관 소재산업이 뒷받침이 돼야 진정한 고품격의 고부가가치 제품이 탄생한다』고 강조한다. 국내 패션과 관련된 소재산업이 아직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떨어져 있는 것이 못내 아쉽다는 표정이다. 이점이 우리 패션산업의 성장, 발전을 더디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李사장은 고품질을 위해 국내에서 조달이 안되는 소재는 어쩔 수없이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밝힌다. 철저한 품질 위주의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李사장이 본격적으로 패션업계에 뛰어든 것은 지난 85년 리패션시스템을 설립하면서부터. 94년 아시아 패션진흥협회의 「올해의 아시아 디자이너」로 선정됐고 그해 세계 아시안 메가모델 선발대회 본선무대에서 초청 패션쇼를 개최한 경력도 갖고 있다. 특히 지난 97년에는 홍콩의 시사경제지 「아시아위크」에서 조사한 최상류층이 선호하는 디자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李사장은 최근에 조화를 주제로 한 제품에 주력을 하고 있다. 모던과 클래식, 스포티와 엘레강스, 남성과 여성의 조화가 그녀가 추구하는 패션방향이다. 『고객이 어떤 옷을 원하는 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14년간 이일에 매달렸어도 아직 모자란 것이 많습니다』 李사장은 고객관리에 철저하다. 리패션시스템을 찾는 고객들 대부분이 단골손님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품질도 물론 중요하지만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성실함」이 바로 마케팅의 비결이다.李사장은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의 취향에 적응하기 위해 그림감상등을 주로 한다. 특히 그녀가 디자인을 구상할 때 중시하는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다. 잡생각이 들어가면 제대로 된 옷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문일까. 李사장은 리패션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리패션은 저와 종업원, 그리고 고객이 함께하는 장소입니다. 누구의 소유가 아니라 모두가 공유해야 합니다. 저는 단지 여기를 거쳐가는 과정에 불과합니다』 어머니께서 주신 「정도」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한다는 李사장. 종업원들에게 패션에 대해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사회환원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진정한 전문성이라는 것이 무엇인가가 느껴진다./송영규 기자 SKONG @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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