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초월 통화·인터넷 정보검색도/수백억불시장 「국제표준」 힘겨루기IMT2000은 말 그대로 2000년대에 선보일 차세대 이동통신이다. 지난해까지 FPLMTS(Future Public Land Mobile Telecommunication System·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으로 불려왔으나 올해부터 ITU(국제전기통신연합)가 이름을 바꿔 부르기로 했다. 미래라는 모호한 용어보다는 2000년대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서비스 시기를 구체적으로 나타내기 위해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동통신시스템을 기술개발 단계에 따라 구분해 보면, 아날로그 이동전화를 1세대, 디지털 이동전화는 2세대라고 할 때 IMT2000은 3세대 이동통신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 조만간 선보일 PCS는 2.5세대 쯤으로 볼 수 있다.
2002년께로 예상되는 IMT2000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띨지는 아직 유동적이다. 국가마다 개발하는 형태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IMT2000은 네트워크 측면에서 위성을 포함한 글로벌통신이 가능해야 하고, 기존의 이동전화나 PCS(개인휴대통신)보다 품질이 높아야 한다는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으로 국가간에 합의돼 있다.
즉, 세계 어디서나 하나의 단말기로 유무선을 비롯한 모든 통신수단과의 연결이 가능해야 할 뿐아니라 현재의 무선통신서비스에 비해 동화상 등의 고차원서비스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IMT2000서비스가 시작되면 소비자들은 단말기 하나로 이동중에도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검색할 수 있고,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통화를 즐길 수도 있게 된다. 또 단말기로 TV를 수신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오는 2002년월드컵을 IMT2000 단말기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IMT2000은 바다나 사막 한가운데, 극지방에서도 위성과 연결하여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다. 통화음영지역이 사라진다는 얘기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IMT2000을 꿈의 통신이라고 일컫고 있는 것이다.
IMT2000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아직 국제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구체적으로 예상하기 힘들지만 단말기 등 기기 시장만해도 수백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21세기 시작과 함께 등장할 IMT2000을 장악하는 국가와 업체가 세계 통신시장을 석권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선진국들이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표준을 정하기 위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 한국통신,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을 비롯한 93개 기업으로 「차세대이동통신개발협의회」를 구성, 총 6백30억원의 출연금으로 IMT2000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백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