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떨어지자 납품가 인하… 달러화 결제까지 대기업 '고통분담' 요구에 수익성 급속히 악화 3월 업황지수 93.7… 전경련 BSI 119.2와 대조
입력 2005.03.15 17:59:29수정
2005.03.15 17:59:29
中企 벼랑끝으로 내몰린다
환율 떨어지자 납품가 인하… 달러화 결제까지대기업 '고통분담' 요구에 수익성 급속히 악화3월 업황지수 93.7… 전경련 BSI 119.2와 대조
원자재값·환율·대기업 손실전가 '3각파도'
납품대금 달러로 받아 中企 1년간 환차손
"중국 협력업체는 이미 10% 이상의 납품가격 인하 의사를 밝혀왔어요. 당신들도 10% 정도 인하하면 지금보다 많은 납품물량을 배정해줄 수 있지만 못하겠다면 물량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거래를 끊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형 전자업체 B사 구매담당자)
최근 중소기업 사장이나 영업 담당 간부들은 대기업 구매 담당자들의 호출이 있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대기업들이 원ㆍ달러 환율 급락 등 경영환경 악화를 이유로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기세가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인하폭도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기업들이 원ㆍ달러 환율 급락과 함께 '고통분담'을 빌미로 납품대금을 원화에서 달러화로 바꾸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 전자부품업체 사장은 "현재 납품대금을 달러화로 결제받는데 최근 1년 사이 원ㆍ달러 환율이 15%나 떨어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하소연했다.
중소기업들이 환율 하락, 원자재가 상승, 납품단가 인하 요구 등 '삼중고(三重苦)'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대기업들이 지난해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올린 반면 중소기업들은 갈수록 죽을 맛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경기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전경련이 업종별 매출액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종합경기전망치는 3월 119.2로 10개월 만에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1,500개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2월 74.5 ▦3월 93.7 등으로 이에 미치지 못한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으로 국내에서 부품단가 인하압력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부품 및 소재 조달을 늘리고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의 뒷받침 없이는 안정적인 부품수급이나 경쟁력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co.kr
정민정 기자 jminj@sed.co.kr
입력시간 : 2005-03-15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