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세계대회 3관왕 노린다

바둑세계 부동의 제1인자 이창호(李昌鎬)9단이 세계대회 3관왕을 노리고 있다. 한국일보사 주최 명인전등 국내 10개 기전 타이틀과 더불어 서울경제신문사 주최 동양증권배, 후지쓰배등 2대 세계대회를 석권하고 있는 李9단이 현재 진행중인 제3회 삼성화재배에서 4강에 올라 이대회 제패까지 바라보고 있다. 李9단은 지난 8일 전주 코아호텔 특별대국장에서 벌어진 제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선수권대회 준준결승전에서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小林覺)9단에게 250수만에 흑으로 1집반을 이겨 오는 11월 2일 대전 삼성화재 유성연수원 특별대국장에서 속개되는 준결승전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4강전에서 결승진출권을 놓고 맞붙을 상대는 일본바둑계 제1인자인 조치훈(趙治勳)9단. 趙9단은 8강전에서 중국의 류샤오광(劉小光)9단을 175수끝에 흑불계로 물리치고 4강에 올라 3년만에 李9단과 겨루게 됐다. 나머지 한판은 趙9단과 더불어 일본기원 소속으로 출전한 유시훈(柳時熏)7단과 중국의 마샤오춘(馬曉春)9단의 대결. 柳7단은 한국의 신예 이성재(李聖宰)5단을 212수만에 백불계승으로 물리치고, 馬9단은 일본의 가토 마사오(加藤正夫)9단에게 262수끝에 백으로 4집반을 이겨 각각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柳7단과 馬9단의 대국 결과도 궁금하지만, 정작 바둑애호가들의 관심은 李9단과 趙9단의 대결에 온통 쏠려 있다고해도 지나침이 없다. 바둑팬은 물론 대부분의 바둑전문가들이 이들의 대국을 사실상 결승전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준결승전까지는 단판승부인데다가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객관적 전력면에서도 그렇고 역대전적에서도 그렇고 아무래도 유리한 쪽은 이창호9단이다. 두 기사의 역대전적은 6승 1패로 李9단이 훨씬 앞서고 있다. 李9단은 지난 92년과 93년 한·일정상 TV속기전에서 각각 1승1패를 주고 받았고, 93년 동양증권배 결승5번기에서는 李9단이 3연승, 96년 동양증권배 4강전에서도 李9단이 2연승을 거뒀다. 하지만 趙9단도 일본바둑계에서 기세이(棋聖), 메이진(名人), 혼인보(本因坊)등 3대 기전을 동시에 석권하는 이른바 「대삼관(大三冠)」3연패를 바라보는 불세출의 고수인만큼 양웅(兩雄)의 대결은 한치의 양보도 없는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황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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