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오브펀드(Fund of fundㆍ재간접투자펀드) 설정규모가 연초 대비 8배나 급증한 1조2,000억원대를 기록했다.
환율변동과 내수시장 침체로 해외투자, 안정적 수익, 분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갈수록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5일 펀드평가사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공모 펀드오브펀드의 총설정액은 1조2,730억원(펀드 수 15개)으로 올초의 1,619억원(9개)에 비해 8배 가까이 늘었다.
여러 펀드에 분산투자하는 펀드오브펀드는 지난해 7월 223억원으로 시작해 15개월 만인 11월 초 1조원을 넘어섰다.
펀드오브펀드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운용사들은 앞다퉈 펀드설정에 나서고 있다. 올들어서만 10개의 펀드가 설정됐지만 추가 또는 신규 설정을 준비 중인 곳이 많아 내년까지 펀드오브펀드의 수도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펀드오브펀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펀드당 설정액도 커지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이 지난달 초 모집한 ‘포뮬러펀드오브펀드’는 한달여 만에 3,819억원어치를 팔았고 올초 설정된 대한투자증권의 ‘클레스1베스트 셀렉션’ 펀드도 꾸준히 판매되면서 설정액이 3,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주식형 펀드의 감소세가 두드러지면서 펀드오브펀드의 설정액이 주식형 펀드의 20%를 넘어섰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주에 1,110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3주 연속 감소하면서 설정액이 6조453억원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투자와 분산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펀드오브펀드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상품운용팀장은 “펀드오브펀드의 1년 수익률은 6~9% 수준으로 주식형 펀드의 12%보다는 낮다”며 “그러나 펀드 자체가 위험을 분산시킨 상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펀드평가의 한 관계자는 “펀드오브펀드는 여러 국가, 여러 통화, 여러 펀드 등에 분산한 상품이기 때문에 채권과 같은 절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은행 고객의 성향과 맞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은행의 수익증권 판매강화와 맞물려 상당한 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펀드오브펀드는 해외펀드에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한 지역보다는 다양한 지역, 다양한 통화에 투자하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분산투자 효과가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