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정치나 국가 경제 등 거시적인 영역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은 절반 이하로 줄어든 반면 교육이나 개인 재테크, 성형 등 개인적 영역에 대한 관심은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치관이나 직업관ㆍ교육ㆍ건강ㆍ소비 등에 대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소신파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제일기획은 국내 주요 5대 도시에 거주하는 13~59세 3,600명을 대상으로 ‘2007년 대한민국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해 외환위기가 터진 지난 1998년과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소비자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정치에 가장 관심이 있다는 응답자는 1998년 28.7%, 2003년 23.0%였으나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올해에는 13.8%로 10년 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불황타개나 경제 살리기에 대한 관심도 1998년 36.6%에서 2007년 17.8%로 줄어들었다. 반면 교육에 가장 관심이 높다는 응답자는 1998년 25.2%에서 2003년 35.0%, 2007년 43.3%로 급증세를 보였으며 부동산ㆍ주택ㆍ토지 등에 대한 관심도 1998년 18.2%에서 2007년 32.5%로 증가했다. 외환위기 이후 10년 동안 ‘사오정’ ‘오륙도’ 등의 유행어에서도 나타나듯 현재 근무하는 직장을 평생직장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1998년 24.8%에서 2007년 9.3%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더 나은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현재 직장동료와의 관계 역시 소홀하지 않는다는 응답(1998년 13.9%→2007년 16.1%)도 늘어났다. 미용ㆍ패션에 대한 개성도 두드러졌다.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성형수술을 해도 괜찮다는 소비자들은 10년 새 20.8%에서 36.6%로 2배 가까이 늘었으며 나와 똑같은 옷을 다른 사람이 입는다면 그 옷을 더 이상 입지 않는다는 응답도 1998년 29.5%에서 2007년 41.5%로 높아졌다. 쇼핑할 때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자는 10년 새 6배 가까이 증가했으며(1998년 7.3%→2007년 42.1%) 카드 사용이 큰 폭으로 늘면서(1998년 17.1%→2007년 38%) 이전보다 더욱 쇼핑을 즐기지만(1998년 43.2%→2007년 51.3%) 상품을 구매할 때는 여러 가게를 둘러보고 충분히 비교하는(2003년 44.2%→07년 47.8%) 합리적인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대별로는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하는 13~18세 S(Speak-up)세대, 변화를 주도하는 트렌드리더인 19~24세 W(Why not?)세대, 직장동료를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는 25~29세 I(Intimacy)세대, 경제적ㆍ정신적 여유를 갈망하는 30~39세 T(Task-free)세대, 이성적이며 계획적인 라이프스타일의 40~49세 C(Conscious)세대, 편안한 삶을 원하는 H(Handy)세대로 구분됐다. 박재항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장은 “2007년 대한민국 소비자는 즐거운 인생이라는 목표 아래 소신껏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의 다양성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