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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띠 앞에 프로젝터를 붙이면 어떨까요.” (여고생팀) “모니터를 펼칠 수 있으면 화면이 커질 텐데요.” (남자 대학생팀) LG전자 사업부 임원들이 직접 디자인한 미래 전자제품은 어떤 모습일까. LG전자가 임원급 40여명을 대상으로 고객 인사이트(통찰) 디자인 발굴 실습을 실시해 여기서 나온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0일 LG전자에 따르면 최근 DM사업본부 황운광 본부장(부사장), 박석원 한국지역본부장(부사장), 박경수 미디어사업부장(부사장)을 비롯한 임원 및 실장ㆍ팀장급 조직책임자 전원이 디자인 실습행사에서 직접 펜을 들었다. LG전자 임원들은 ▦10대 후반 여고생 ▦20대 초반 남자 대학생 ▦20대 중반 미혼 여성 ▦30대 중반 기혼 남성 ▦40대 중반 기혼 남성 등 5개 가상 소비자를 설정하고 조를 나눠 이들에 맞는 제품 아이디어 찾기 실습을 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은 두 개의 화면을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PMP 제품. 남자 대학생을 겨냥한 이 제품은 작은 주머니 형태로 생긴 제품을 사용할 때만 양쪽으로 펼쳐 LCD 화면을 띄우는 방식으로 이동성과 사용 편의성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머리띠형 프로젝터도 파격적이다. 프로젝터가 붙어 있는 머리띠를 착용하고 부착된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 모니터를 따로 휴대하지 않아도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밖에 30대 중반 남성을 대상으로 한 시계형 PMP와 40대를 겨냥한 플렉서블 PMP,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착용형 MP3플레이어 등이 아이디어로 제출됐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이 가운데 실제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디자인도 있다”며 “실용화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자인 체험행사는 LG전자의 ‘디자인 경영’ 차원에서 진행됐다. 제품 생산에서 디자인ㆍ마케팅ㆍ개발 등 각 부서별 업무가 나눠져 있었지만 최근 고객 인사이트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모든 부서가 함께 제품을 만드는 프로세스 구축이 중요해졌다는 게 LG전자의 판단이다. 황 부사장은 “짧은 시간의 체험이었지만 DM본부에서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느꼈으며 소비자의 기준에서 제품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