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개각] 배경과 의미는

친정체제 강화속 '일 중심' 실무형 인물 중용
재보선 참패 후 분위기 쇄신
지역통합·전문가 체제에 무게
류우익 前 대사·권재진 수석 등
후속 인사엔 포함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의 5ㆍ6개각은 4ㆍ27 재보선 참패 이후 흐트러진 국정의 분위기를 가다듬기 위한 일종의 '쇄신인사'로 단행됐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지역통합과 실무전문가의 전진배치, '성공스토리'가 있는 장관의 기용 등 쇄신의 메시지를 담으려 애를 썼다. 또한 이번 개각은 집권 후반기 국정 장악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이뤄진 관계로 '친정체제' 강화에도 무게가 실렸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번 개각의 특징은 한마디로 '일 중심'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다"며 "이명박 정부가 그동안 추진한 여러 가지 국정과제를 확실히 점검하면서 책임 있게 실행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처음부터 이 같은 콘셉트를 잡았다"고 밝혔다. ◇'실무형'진용 갖춰=이번 개각에서는 대체적으로 정치인이 배제되고 해당 분야 공무원 및 학자 출신을 중용됐다. 이는 4ㆍ27 재보선 패배로 흐트러진 집권 4년차 국정운영의 추진력을 실무 중심의 '전문가 체제'로 되찾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기용된 서규용 전 농림부 차관은 농업전문가이며 환경부 장관에 낙점된 유영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과학자이고 고용노동부의 이채필 장관 내정자와 국토해양부의 권도엽 장관 내정자는 각각 정통 노동관료와 주택전문관료이다. 특히 서 내정자는 농업직 기술고시에 합격해 농촌진흥청장과 농림부 차관을 거쳐 한국농어민신문사 사장, 로컬푸드운동본부 회장 등 언론과 시민단체 등에서 30여년간 농업전문가로 활동했다. 또한 권 내정자의 경우 건교부에서 주택국장, 정책홍보관리실장을 지낸 뒤 한국도로공사 사장을 거친 건설 분야 전문관료다. 유 내정자와 이 내정자는 전문성과 '성공스토리'를 겸비한 인물들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유 내정자는 생화학박사 출신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40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부원장에 발탁됐으며 여성 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을 지냈다. 이 내정자는 소아마비를 앓은 장애인 출신으로 고교를 검정고시로 마친 뒤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시에 합격한 뒤 노동부 노사정책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했다. ◇친정체제 강화는 '진행형'=이번 개각에서는 친정체제 강화의 흔적도 드러났다. 특히 기획재정부 장관에 기용된 박재완 내정자는 성균관대 행정학 교수 출신으로 이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정부조직 개편 작업을 주도했으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이 대통령의 핵심 정책브레인이다. 특히 17대 국회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그는 지난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이례적으로 의원직을 내놓고 청와대 참모로 들어온 뒤 그 해 4월 실시된 18대 총선 출마까지 포기했다. 그는 또 청와대 재직 시절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 박형준 정무수석과 함께 이 대통령과 임기 말까지 충성을 다할 핵심 참모라는 의미로 '순장조 3인방'의 한 사람으로 꼽혔던 인물. 그는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패배 이후 청와대 및 정부 개편 때 유일하게 노동고용부 장관에 기용돼 '순장조 3인방'의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개각에서는 일단 '박재완 중용'에 그쳤으나 이 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 노력은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통일부 장관에 기용이 유력시되던 초대 대통령실장 출신의 류우익 전 주(駐) 주중대사와 법무장관 낙점이 확실시되던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경우 '회전문 인사' '측근 인사'라는 비판을 우려해 등용되지 않았지만, 친정체제 강화를 위한 후속 인사가 점쳐진다. 임 실장은 법무부, 통일부 장관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법무부는 여러 가지 진행되는 현안이 있고 검찰총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인사와 함께 검토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고 통일부는 당분간 일관성 있는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개편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