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연평도 도발·한미훈련·6자회담등 한중 입장차만 확인

역시 한국과 중국 사이의 간극(間隙)은 컸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28일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한 한ㆍ중간의 간격 좁히기를 시도했으나, 결국 양국간의 틈을 더 벌어지게 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11ㆍ23도발’ 이후 남북 대치를 중재하기 위해 후 국가주석의 특명을 받고 청와대를 찾은 다이 국무위원에게 “북한이 추가로 도발을 해 온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한국정부는 6ㆍ25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 인내해왔지만 이번에 북한이 추가 도발해 온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이 국무위원은 이날 면담에서 도발 당사국을 질책하기 보다는 ‘상황 악화 방지’만을 되뇌었다. 그는 “연평도 사태에 대한 한국측 희생에 애도와 위로를 표하고 남북한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한중간 전략적 소통이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 기존입장 되풀이= 이날 면담은 결과적으로 후 주석을 위시한 중국 지도부가 ‘한반도 상황 악화 방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ㆍ중간 전략적 협력 강화’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데 그쳐 큰 아쉬움을 남겼다. 다이 국무위원은 북한에 대한 한 마디 질책도 없이 “남북간 평화를 위해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한국정부는 6ㆍ25 이후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을 계속 인내해왔지만 이번에 북한이 추가 도발해 온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북에 대한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또 6자회담 카드를 뜬금 없이 꺼내 들었다. 다이빙궈는 이날 이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주장했는데, 이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도저히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중국의 계산된 행동으로 읽혀졌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6자회담이 시기상조임을 분명히 했다. 홍상표 홍보수석은 “(면담에서) 6자 회담과 관련해서 중국 측의 언급이 있었으나 비중 있게 논의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논의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베이징(北京)에서도 6자회담 재개를 전격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처해 다음달 초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간 긴급 협의를 제안했다. 우 특별대표는 “중국은 타당한 방법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9ㆍ19 공동성명을 바탕으로 심도있는 연구를 거쳐 12월 상순에 베이징에서 북핵 6자회담 단장(수석대표) 긴급협상을 해 현재 각측의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자”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한반도 형세에 복잡한 요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특별히 6자회담 구성국들은 여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은 9ㆍ19 공동성명을 전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6자회담 단장들이 이 중대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후 주석의 특사자격으로 마주앉은 다이 국무위원에게 쓴 소리 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특히 이 대통령은 남북한 사이에서 중국이 ‘공정한 중재’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공개한 데 이어 민간인까지 공격한 것은 중대한 사태 변화”라고 지적하며 “중국이 남북관계에 있어 보다 공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데 기여해달라”고 말했다. ◇중, 숨가쁜 중재외교 행보= 중국은 연평도 사태 이후 숨가쁜 중재외교에 나서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한ㆍ미 대(對) 북한간 갈등 악화를 막기 위해 유관국 외교장관, 주중 북한대사 등과 회담 및 전화접촉을 통해 양측에 자제를 요청하고 대화국면 분위기 조성에 애쓰고 있다. 특히 중국의 중재 노력 일환으로 북한의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겸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오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6일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를 긴급히 불러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추가적인 공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의 중재노력은 최 비서의 방중을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위협, 연평도 공격, 이에따른 한미 서해훈련 등 일련 사태 악화의 해법은 결국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라고 보고있다. 이를 위해 그동안의 유관국 접촉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양측에 자제와 대화를 요청하는 동시에 6자회담 재개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장은 26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에 대한 대응조치를 포함해 폭넓은 사태해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이같은 유관국 연쇄접촉에서 북한에는 나름 ‘압박’조치를 통해 추가도발을 자제시키는 한편 한미 양국에는 미 항모의 서해진입이 북한을 다시 자극해 사태 악화를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접점 찾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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