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회복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15일 보도했다.
한국은 원화 평가절하로 인한 수출호조로 올해 6%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내년은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건설분야 침체로 인해 성장률이 4%로 하락할 것으로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의 주택가격은 서울ㆍ수도권에서 약 10%, 지방에서는 약 20% 이상 하락했다. WSJ은 이 같은 주택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가계부채가 과다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주택을 구입하는 30~40대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이들 세대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 주택구입 욕구가 약해진 것도 원인 중에 하나라고 한국의 부동산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해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26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용산역 주변 재개발사업인 '드림 허브'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대형 부동산개발 사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도 건설경기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막대한 부채로 인해 개발사업 수십 건을 취소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해 정부가 국민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검토 중이지만 동시에 200억 달러 규모의 신규건설 사업인 세종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건설시장의 최대 장애물 중 하나는 바로 정부"라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에서 부동산 경기침체는 한동안 지속되겠으나 그렇지만 일본 같은 부동산가격 폭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상무는 "향후 상당기간 주택가격이 상승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일본식 시장 붕괴가 벌어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또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도 지난주 내놓은 한국 주택시장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건설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지만 부동산 경기침체가 은행 등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