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임용규·정현, 28년만의 '금빛 스매싱'

테니스 남자복식 인도 꺾고 정상
1986년 이후 첫 금메달 감격

우리나라가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임용규(당진시청)와 정현(삼일공고)이 팀을 이룬 남자복식조는 29일 인천 부평구 열우물 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테니스 남자복식 결승에서 인도의 사남 싱-사케스 미네니에게 세트스코어 2대0(7-5 7-6<2>)으로 이겼다. 우리나라가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지난 1986년 김봉수와 유진선이 서울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28년 만이다. 한국은 남자 복식 우승으로 2회 연속 '노골드' 위기에서 벗어났다. 테니스에는 남녀 단식과 복식, 단체전, 혼합 복식 등 7개 금메달이 걸렸다.

한국은 이날 비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는 등 쉽지 않은 환경에서 금메달을 일궈냈다. 우천으로 3시간30분가량 지연된 경기에서 임용규와 정현은 첫 세트에서 6대5가 될 때까지 상대와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팽팽하게 맞섰다. 이어진 인도의 서브게임에서 임용규와 정현이 처음으로 상대의 게임을 빼앗아와 1세트를 가져갔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2세트에서도 인도와 5대5로 접전을 이어갔다.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비로 인해 경기는 다시 중단됐다. 1시간 뒤 경기가 순연됐지만 컨디션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용규와 정현은 타이브레이크에서 5대1까지 앞서가며 인도를 몰아붙여 결국 승리를 챙겼다. 남자 복식에서 28년 만에 금맥을 뚫은 정현과 임용규는 한국 테니스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임용규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테니스를 시작해 국내 주니어 최고 권위의 대회인 장호배에서 4연패 하며 이름을 알렸다. 고교 시절인 2009년 인도 퓨처스에서 우승, 당시 고교생 최초로 퓨처스 대회 우승 기록을 남겼다. 2010년 7월 세계랭킹 298위를 찍으며 승승장구했으나 2010년 데이비스컵 경기 도중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등 부상으로 고생을 겪었다. 4개월 만에 코트로 돌아왔을 때 그의 세계랭킹은 518위까지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창원 퓨처스와 김천 퓨처스, 7월 유니버시아드 단식에서 우승하며 반격했고 올해 5월 자신의 최고 랭킹을 257위로 갈아치웠다.

정현 역시 한국 테니스의 대들보이다. 아버지는 정석진 삼일공고 코치, 형은 정홍 건국대 선수이다. 6살부터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지난해 윔블던 주니어 남자단식에서 준우승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퓨처스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그는 올해 퓨처스 대회에서 우승컵 3개를 품에 안았다. 올 8월에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 도전장을 내밀며 성인 선수로서의 활약에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남자 선수가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것은 2010년 호주오픈 임규태 이후로 처음이었다. 이후 방콕오픈 챌린저에서 우승, 국내 남자 선수 최연소 챌린저급 단식을 제패한 선수가 됐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간판으로 우뚝 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