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균형이 환율안정 관건 당국서 심리적불안 제거를시중은행의 외환딜러들은 원화환율의 폭등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수급불균형때문이지만 현재의 일시적 폭등에는 심리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딜러들은 최근 시장상황에 대해 전혀 예상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한숨을 내쉬면서도 당분간 원화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장에서 분초를 다투며 전투를 벌이고 있는 외환딜러들로부터 환율폭등의 원인과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C은행=가장 큰 원인은 심리적 요인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촉발된 동남아 통화위기가 홍콩증시마저 무너뜨리자 아시아권 전체가 불안해지고 있다. 또 업체들 입장에서는 결제는 당기고 네고는 늦추는 등 외환에 대한 가수요가 일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심리적인 요인이 크기 때문에 정책당국이 이를 제거해 주는 것이 환율안정의 관건이다. 일단 9백50원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E은행=환율이 오르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급상의 불균형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은에서 무리하게 환율상승을 방어해 온 것이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외국인의 주식매도자금이 매일 1억달러가량 외환시장에서 환전되고 있고 동남아의 외환.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는 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H은행=우리나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아시아시장 전체에 관련된 움직임이어서 예상하기 힘들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우려하고 있는 달러당 1천원대까지 폭등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경제기조의 반영이라기 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시장수급이 균형을 찾을 때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정부의 개입으로 가수요에 의한 거래가 주춤거리면서 대규모로 거래되지는 않고 있어 어느 정도의 환율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은행=예상 자체가 힘든 시장이다. 외환당국이 9백15원정도부터 환율상승을 막겠다고 적극 나서고 있지만 환율은 계속해 급등하고 있다. 예상은 그저 예상에 그칠 뿐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달러당 1천원대 진입도 현실로 나타날지 모를 일이다. 1천원대까지 가서는 안된다고 보지만 외환보유고가 3백억달러 내외인 상태에서 환율상승을 저지하는데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환율급등은 정치적인 이유도 아니고 경제기조의 문제도 아니다. 공급은 없고 수요만 있는 시장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 환율상승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이형주·이기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