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로 자금 유입' 과열 양상

설정액 6거래일째 늘어 121兆 '연일 사상 최고'
증권사 "법인가입 거부" 불구 대기성 자금 줄이어
"실질 수익률 마이너스…다시 이탈가능성" 분석도


머니마켓펀드(MMF)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MMF의 실질 수익률이 최근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가입하겠다는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 MMF만큼 유동성을 쉽게 확보하면서도 안정적인 금리를 제공해주는 상품이 없다는 인식 때문이다. ◇ 실질금리 ‘마이너스’ 에도 MMF로 자금 몰려=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MMF 설정액은 121조9,487억원까지 늘었다. 17일 1조4,619억원이 유입된 것을 포함, 6거래일째 증가세를 이어가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MMF(설정액 50억원 이상)의 최근 1주일간 수익률은 0.06%로 연 환산 수익률은 3.12%에 달한다. 이는 3개월 전 MMF형 자산관리계좌(CMA)의 수익률(5%~6%대)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7%였던 것을 감안하면 MMF의 실질 수익률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MMF 가입 위한 대기 자금도 부지기수=최근 증권사 및 운용사들은 법인들의 MMF 가입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MMF의 주요 운용수단인 국공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콜자금 등의 수익률은 현재 3%대를 하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자금을 받으면 수익률이 떨어져 기존 가입자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이렇다 보니 기존 MMF에서 돈이 빠질 때를 기다리는 대기성 자금도 줄을 잇고 있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 MMF 상품에서 돈이 빠져 나올 때를 기다리는 법인 자금도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증시 ‘대기’ 자금이라 불리는 MMF에 가입하기 위해 ‘대기’하는 자금도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한편 MMF 가입이 어려워진 법인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법인용 초단기 금융상품인 ‘법인용 MMW(Money Market Wrap)’를 출시했다. 당일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익일 환매의 MMF보다 유동성을 높이면서도 3% 초반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선뵌 것이다. ◇수익률 계속 떨어져 자금 다시 이탈할 수도=전체 MMF 중 법인 자금은 약 70%를 차지한다. 특히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원화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반면 은행권이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해 신규 대출을 꺼리는 바람에 여유 자금이 MMF로 몰려들고 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0월 이후 환율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그때 풀린 원화 자금의 상당수가 MMF에 유치됐다”며 “대기업들을 비롯한 법인 자금도 투자보다는 유동성 보유를 우선시하면서 MMF에 자금을 예치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MMF 수익률이 은행권의 특판 예금 수익률을 밑돌기 시작하면서 MMF에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전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기업 실적 악화 우려로 증시로의 유입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은행권 예금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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