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신시장 개척 열기 '후끈'

해외건설 시장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신규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건설업계는 기존의 플랜트 등 산업설비 수주에만 머물지 않고,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개발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진출 국가도 중동과 더불어 동유럽,중남미 등지로 시장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108억6천만달러로 100억달러를 넘어선데이어 이어 올해는 130억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중동 이어 개발사업 진출 '러시'= 현대건설, SK건설, 대림산업 등 국내 대형건설사들은 중동의 플랜트와 담수 설비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동 국가들이 고유가로 두둑해진 '오일머니'를 플랜트 등 각종 설비 신축과 개축에 투입하고 있어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주액의 60% 정도인 64억달러가 중동 지역에서 나올 만큼 이 지역은 국내 건설업계의 '노다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앞으로 2-3년간 1천300억달러 정도의 공사가 중동에서 발주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고유가 특수가 2011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워낙 공사물량이 많아 회사의 능력을 감안해 수익률 높은 곳에만 선별수주하고 있을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중견 건설사 사이에는 개발사업 진출이 붐을 이루고 있다. 국내 건설사의해외사업중 투자형 개발사업 비중은 25-30% 정도를 차지한다. 반도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비즈니스베이에 주상복합아파트 1천여가구를 짓고, 올 9월현지 주민과 유럽, 국내 투자자 등을 상대로 분양할 계획이다. 성원건설도 두바이 자다프와 비즈니스베이 경제특구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근린상가 등을 짓는 개발사업을 진행중이다. 성원건설 관계자는 "중동 국가의 경우 외국인의 토지 소유를 허용하는 '프리 홀더' 제도가 유행하고 있어 앞으로 개발사업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동일토건은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 경제특구에 6만여평의 부지를매입, 1조5천억원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3천여가구) 개발을 추진중이다. ◇동유럽 등 미지의 시장 개척도= 최근 들어 건설사들은 아프리카, 동유럽, 중남미 등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중동의 '오일머니' 특수가 끝날 것에 대비해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관심을 쏟고있는 것이다. 석유와 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검은 대륙' 아프리카는 최근 각종 도시 개발 사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중동에 이은 '황금알'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해외수주액 중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11.8%였지만 올해 들어 3월까지 19.1%로 높아졌다.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리비아 알제리 이집트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사회간접자본과 플랜트 공사 발주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중동의 특수가 끝나면 가장 유망한 해외건설 시장이 북아프리카 지역"이라고 말했다. 동유럽과 중남미 등 제3시장도 빗장이 열리고 있다. SK건설은 2003년 12월 루마니아 피테슈티 아르페킴 정유공장내 수첨탈황설비시설을 수주해 지난 8일 준공했다. SK건설 손관호 부회장은 "동유럽 시장의 플랜트 수주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루마니아를 비롯해 리투아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등지에서 추가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동유럽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슬로바키아(기아자동차), 폴란드(LG전자), 헝가리(삼성 SDI) 등지에는 국내 대표 기업의 진출에 따른 관련 공장 신축 공사가 잇따르고 있다. 중남미의 산유국도 관심 대상이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이 유망하다. 건설교통부는 중남미에서 미주개발은행(IDB) 발주공사와 차관 사업, 각국의 자체 발주 공사, 민간공사 등을 합쳐 연간 500억달러 정도의 공사가 발주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실장은 "지금은 중동 시장이 워낙 좋아 대형 건설사들이대부분 중동 플랜트 수주에 매달려 있지만 오일머니 특수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장담할 수 없다"며 "지금이야 말로 제3시장을 개척해 시장을 선점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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