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공무원 노조가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 양상을 빚고 있다. 정부는 현행법상 공무원의 정치중립 원칙과 쟁의행위금지 등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노동계는 부당노동행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14일 "공무원 노조가 민노총 가입을 추진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의 발언은 같은 날 전국민주공무원노조(민공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법원공무원노조(법원노조) 등 3개 공무원노조가 단일노조로 통합하고 민노총을 상급단체로 하기 위한 총투표를 이달 21~22일 실시하겠다고 밝힌 직후에 나온 것이다.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행안부의 한 관계자는 "민노총은 정치세력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규약에 밝히고 있고 최근의 움직임 역시 정치활동을 강화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공무원노조가 이런 단체에 가입하면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는 공무원노조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공무원노조법은 조합원의 정치활동(제4조)과 쟁의행위(제11조)를 금지하고 있다. 민노총과 공무원노조는 정부가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16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3개 공무원노조에 대한 투표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임성규 민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조합원이 자율적 판단에 따라 진행하는 상급단체 결정을 방해한다면 민노총이 전면에 나서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