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8개 시중銀 신용등급 조정국민·주택·신한 '투자적격' 획득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사가 국내 8개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을 항목별로 한단계씩 상향조정, 주택·국민·신한 등 우량 민간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투자적격」 등급을 회복했다.
무디스의 이같은 평가는 2차 은행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 국내은행들의 재무 건전도와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양대 평가기관 중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사의 연쇄적인 신용등급 상향조정과 연내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의 추가 상향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무디스사는 24일 국민·주택·신한 등 3개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외화 장기부채)을 종전 「BA1」에서 「BAA3」로, 한빛·조흥·외환 등 3개 은행은 「BA2」에서 「BA1」으로, 한미은행은 「BA3」에서 「BA2」로 각각 한단계씩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중 신한은행은 단기부채·후순위채·재무 건전도 등의 항목에 대해서도 모두 한단계씩 등급이 올랐으며 국민·주택은행은 장기부채 외에도 단기부채·후순위채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한빛·조흥·외환·한미은행은 후순위채 등급이 추가로 올라갔다.
이밖에 제일은행은 일반적인 신용등급 지표인 장기부채 등급은 제자리였지만 재무 건전도 등급이 「E」에서 「E+」로 올라갔다.
무디스사의 이번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정부 신용도에 이어 민간기업인 시중은행의 신용등급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투자적격(국민·주택·신한은행)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무디스측은 이들 3개 은행이 한국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무디스는 한빛·조흥·외환은행 등에 대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언급했다.
무디스의 이번 평가결과 중 주목할 만한 부분 중 하나는 한빛·조흥·외환·한미은행 등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후에도 「신용등급 전망치(OUTLOOK)」를 「긍정적(POSITIVE)」으로 내려 추가 상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또 그동안 국내은행의 단기부채 등급은 모두 「등급 외(NP)」였지만 국민·주택·신한은행 등이 외환위기 후 처음으로 「P-3」 등급을 받게 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무디스는 한빛은행과 같은 「BA2」 등급이었던 하나은행은 등급조정 대상에서 제외, 정부지원 대상도 아니고 경쟁력 개선도 수월하지 않은 하나은행의 입지가 앞으로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시사점을 던졌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7/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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