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은행으로 U턴

주식시장 위축등 영향 지난달 정기예금 20兆 급증
年7% 고금리 지급 상품 경쟁적 출시도 한몫
단기투자처 MMF로도 다시 돈 몰려 8兆 증가


시중자금 은행으로 U턴 주식시장 위축등 영향 지난달 정기예금 20兆 급증年7% 고금리 지급 상품 경쟁적 출시도 한몫단기투자처 MMF로도 다시 돈 몰려 8兆 증가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 국제금융시장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요동치는 가운데 국내의 자금흐름에도 역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자금압박에 시달렸던 은행권에는 지난 1월 사상 최대의 정기예금이 유입됐고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단기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갈 곳 잃은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또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도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정기예금 증가액은 20조3,883억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1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는 2006년(16조5,000억원)과 지난해(11조8,000억원)의 연중 증가액보다 많은 규모로 은행들이 새해부터 최고 연 7.0%의 고금리를 지급하는 정기예금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자금유치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환매조건부채권(RP)ㆍ표지어음ㆍ은행채 등으로 조달한 시장성 수신도 지난달 7조3,983억원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요구불예금을 포함한 수시입출식예금이 세금 납부 등 계절적인 요인으로 6조7,950억원 급감하면서 전체 은행수신은 12조1,17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초단기성 투자상품인 MMF와 채권형 펀드도 지난달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5조9,000억원 감소했던 MMF는 1월 무려 8조7,000억원 증가세로 급반전했다. 채권형 펀드 또한 지난해 11월 1조1,000억원, 12월 3조원 유출에서 지난달 1조2,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주식시장이 위축되면서 시중자금이 은행과 채권 쪽으로 옮겨갔다"며 "이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자금이 방향성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시장 급락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성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 주식형 펀드의 증가세는 계속됐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11조5,000억원 늘어났다. 은행에 돈이 몰리면서 기업대출도 대폭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은 3조6,770억원 늘어 사상 최대 증가세를 나타냈고 중소기업 대출도 지난해 4월 이후 최대폭인 7조8,085억원의 증가세를 보였다. 설 자금 마련과 일부 기업의 인수합병(M&A) 자금 수요 등이 겹친 탓이다. 반면 가계대출은 크게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이 8,38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고 마이너스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4,710억원 감소한 영향으로 잔액이 6,654억원 줄었다. 전달에 이은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시중유동성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은 중기대출을 중심으로 민간신용이 크게 증가했고 공적자금관리기금 및 국고여유자금 운용 등으로 통화공급이 확대됨에 따라 1월 중 광의통화(M2)와 금융기관유동성(Lf) 증가율이 각각 12%대 중반과 11% 내외로 전월보다 크게 상승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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