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산책] 한국의 미 깃든 문화상품 관심을


한류가 전세계의 문화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와 문화적ㆍ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브라질ㆍ프랑스 등 전세계가 한류에 열광하며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이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라는 호재로 이어지고 있다. 2012년 사상 처음으로 한국의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이끄는 요인은 한류뿐만 아니라 쇼핑ㆍ의료관광과 MICE(Meetingㆍ회의, Incentivesㆍ기업포상투어, Conventionㆍ국제회의, Exhibitionㆍ전시회) 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해외문화홍보원에 따르면 2009년 547억원이던 의료관광 진료 수입은 지난해 1,809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으며 MICE 산업 분야 중 국제회의 개최는 2007년 268건에서 2011년 469건으로 73%나 증가했다. 어떠한 이유와 유입경로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던 간에 우리는 이 기회를 소중히 여겨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며 발전시켜야 하겠다. 이것의 시발점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오천년 역사를 지닌 한국에 대한 강렬한 긍정적 인상을 남기는 것이다.

외국인에 한국 어필할 상품 많아야

여행의 기억은 오래가지 않는다. 특히 짧은 일정이거나 관광이 아닌 기타 비즈니스를 위한 방문, 또는 여러 나라를 방문하던 중간 기착지로서 한국에 온 것이라면 그 기억의 유효기간은 더욱 짧다. 고국으로 되돌아간 방문객들은 여행국에서 구입한 기념품을 통해 그 나라를 기억한다. 유명 관광명소와 출국 면세점의 기념품점에는 그것이 크던 작던 간에 그 나라의 모습을 특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쉽게도 우리의 기념품 산업은 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은 실정이다.

인사동 기념품 거리가 중국 제품 혹은 문화적 국적을 알 수 없는 제품들로 넘쳐난다는 사실은 더 이상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장소로서 새롭지 않다.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들은 한국의 독특한 감성과 문화적 특수성이 담긴 제품을 구입하지 못해 실망하거나 혹은 중국 색채가 물씬 풍기는 제품을 한국의 고유한 문화가 깃든 상품으로 오해해 구입한다. 두 경우 모두 우리의 문화적 자부심에 생채기를 낸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이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따라서 정부는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한국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관광상품과 문화상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 제품에는 외국인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한국고유의 문화적 서정성을 담는 동시에 현대 한국의 역동적인 세련미가 담겨야 할 것이다. 즉 한국 고유미가 담긴 전통과 현대의 미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향토제품 디자인 개선과 브랜드화 지원이 한 예가 되겠다. 향토명품 육성사업은 안전행정부에서 2011년에 25개 전통 기술사업을 선정, 2013년까지 중점적으로 상품화ㆍ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디자인ㆍ상품 개발을 완료해 지난해 7월에 국립박물관 문화상품점에 입점했고 11월부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도 입점했다고 한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관광문화상품의 고급화에 기여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문화상품디자인협회 회원인 70여명의 작가들이 실용성과 예술적 심미성을 함축한 다양한 분야의 문화상품들을 제작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한국적 문화상품디자인의 방향을 제시하고 전통공예품 제작사 '하이 핸드 코리아'도 작가들을 발굴해 우리의 멋이 담긴 문화상품들을 남산본점과 서울역점ㆍ논현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신 일본양식'전략을 수립해 일본의 전통미와 현대미를 공존시켜 보여주는 일본만의 문화 브랜드 구축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책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의 전통문화를 토대로 그 위에 현대적 디자인과 기능을 접목시킨다. 구체적으로 일본 정부는 '신 일본양식'에 부합하는 상품 콘텐츠 제작 지원과 캠페인 활성화, 브랜드 관리를 위한 평가 시스템 구축, '신 일본양식'상품과 콘텐츠의 대중화를 위한 필 재팬(Feel Japan) 캠페인, 정부 차원에서의 해외 프로모션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가브랜드 높이고 자부심도 키우길

우리나라도 관광ㆍ문화상품 지원을 통해 독특한 한국의 이미지를 정책적으로 조성해야 한다. 특히 한국적 디자인의 조형미 확립을 위해 한국의 미가 디자인에 반영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민관 사이에 긴밀한 공조체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러한 국가 차원의 지원전략은 한국 감성과 기술력이 접목된 제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브랜드 향상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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