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절상 업계영향] 환율 1,100원이 마지노선.. '비상'

업계에서는 일본기업과 경쟁에서 버틸수 있는 원-달러 환율 마지노선을 조선 1,050원, 전자와 철강은 1,100원, 자동차와 섬유는 1,150원대로 추정했다.수출업체들은 수출로 벌어들인 이익이 환율 절상으로 몽땅 날라갈 위기를 맞고 있다며 환율방어를 위한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업종별로 환율 절상에 따른 피해와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전자=가전부문은 원화 환율의 절상 속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TFT-LCD 등 주력 수출부문은 환율변동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특히 D램 반도체의 경우 장기공급가격이 개당 12달러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생산원가는 절반 수준에 불과해 수익 규모가 다소 줄어드는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TFT-LCD 역시 최근 공급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장기 공급계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크게 연연하지 않은 입장이다. 그러나 가전업계는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주요 가전 수출업체들은 『원화 가치가 1달러당 1,150원선까지는 채산성이 위협받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원화가치가 그 이상 상승할 경우 해외 시장에서 개척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수출부문의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 총 판매 대수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해 원화 환율의 절상은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올해 당초 예상보다 10만대 많은 155만대의 수출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적정환율로 잡은 1,200원대가 유지된데다 엔고까지 겹친 게 중요한 요인이었다』며 『그러나 내년에는 원화 환율이 1,10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돼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업계는 내년도 달러 대비 평균 원화 환율의 마지노선을 올해보다 50~100원 정도 낮은 1,150원 정도로 보고 있다.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할 때 원화 환율의 절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마지노선이 무너질 경우 채산성이 크게 위협받아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도 평균 환율을 1,150원으로 책정하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며 『환율 절상에 따른 손실은 연구개발에서 생산까지 전부문의 효율성을 높여 충당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원고가 실제 조선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지만 결코 안심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엔고로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금처럼 「1달러=105엔」안팎에서 유지된다면 국내 업계는 일본에 비해 30% 정도의 가격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초 업체마다 향후 2년간 평균 환율을 1달러당 1,050~1,100원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전망한 만큼, 달러가 최악의 경우 1,050원까지 가더라도 수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수주에서 인도까지 통상 2년정도 걸리는 조선사업의 특성도 환율 추이에 신중한 입장을 갖게끔 하는 요인이다. 조선협회의 최연호 이사는 『일본업계와의 경쟁이 대부분인 만큼 엔과 원화가 10대 1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업계는 이처럼 환율에만 의존한 가격경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동차, 원부자재 재고 감축을 위한 구매기법의 선진화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철강=철강업체들은 연초 원화 환율을 달러당 1,150원선으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한 덕분에 최근의 원화상승세를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한다. 철강업계는 철광석·고철 등 원자재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아 원화 상승폭만큼 수출가를 인상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원화 상승으로 원화표시 수입가격이 낮아지는 만큼 최근의 환율절상폭을 그대로 수출가격에 전가하지 않겠다는 것이 철강업계의 방침이다. 철강업체들은 현재 원화 상승세가 계속 이어져 1,150원선 밑으로 떨어질 경우 가격인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수출가를 상향조정하더라도 수출경쟁력을 잃을 정도의 가격인상은 피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철강업체들을 짓누르고 있다. 대다수 철강업체들은 원화상승이 이어지면 현재 분기별로 책정되고 있는 수출가를 1~2개월 단위로 조정할 계획이다. ◇섬유=하반기들어 평균 수출 단가를 5% 정도 올렸기 때문에 달러당 1,170원 정도면 당장의 채산성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수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직물(90%), 화섬(70%)업종은 달러당 원화 환율의 마지노선을 각각 1,150원, 1,050~1,100원 정도로 보고 사업계획을 짜는 분위기다. 이 정도의 환율이 내년도 수출에 큰 차질을 빚지 않는 최저선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원화 환율이 이들 수치보다 하락할 경우에는 채산성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내년도 달러당 환율은 1,100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1,070원을 기준으로 보수적인 사업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섬유업계는 워낙 복잡하고 제품 종류도 많아 각 부문별 환율 마지노선도 각각 다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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