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세계 곡물시장 주도권 장악 나서

중국 최대 곡물업체와 제휴·밀등 해외 식량자원 투자확대

일본이 해외 식량자원 투자를 확대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007~2008년에 발생했던 식량위기가 또 다시 재연될 것이란 전망아래 글로벌 곡물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겨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토추(일본 4위 무역회사)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중국 최대 곡물도정업체인 코프코(cofco)와 제휴관계를 맺었다고 전했다. 이토추는 또 2011년까지 미국 태평양 연안 지역에 물류 터미널시스템을 완공해 현재 1,100만~1,200만톤 정도인 곡물 거래 규모를 2,000만톤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마루베니상사도 지난해 중국 국영업체 시노그레인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가격 변동폭이 큰 대표적 곡물인 대두, 밀, 옥수수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년 전 브라질에서 10만헥타르(㏊) 규모의 농장을 매입한 미쓰이(일본 2위 무역회사) 역시 현재 추가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특히 일본 정부도 해외에서 식량 자원 확보에 나선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이달 안에 별도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FT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국민의 식량 수요 충족'이라는 소극적 차원의 식량 안보에 머물고 있는 한국 등 다른 아시아국가들과는 달리 일본은 해외에서 기회를 잡아 글로벌 공급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업 컨설팅업체인 하이퀘스트 파트너스의 필립 드 파레로우즈 컨설턴트는 "일본업체들이 해외 농장과 기반 시설 투자에 공격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기존 곡물 메이저와의 가격 경쟁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곡물시장은 미국의 번지, 카길 등과 프랑스의 루이스 드레이퍼스 등 메이저 곡물회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연간 농산물 수입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인 400억 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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