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통해 보는 부산

부산시립미술관 '돌아와요 부산항에' 특별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부산시립미술관(관장 조일상)의 ‘근엄한’ 기둥이 알록달록한 현수막으로 휘감겼다. 현관을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전시는 시작됐다. 정재철 작가는 당대의 화두ㆍ욕망ㆍ소비를 함축한 현수막으로 미술관의 유연한 움직임을 표현했다. 그의 작품은 2층 전시실에 ‘실크로드 프로젝트’로 이어진다. 부산시립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 30일 특별전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막을 올렸다. 부산을 연고로 하거나 부산지역에서 활동하고, 또는 부산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 63팀이 작품 100여점을 선보인다. 2층 주전시실에 들어서면 조용필의 곡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구성지게 울린다. 미디어작가 이중재가 노래를 소재로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상작품을 내놓았고, 대중가요를 매개로 사용하는 정혜경은 이 곡과 관련된 부산 사람들의 인터뷰로 영상물을 만들었다. 한쪽 벽면을 채운 박영근의 9m 대작 ‘사람의 도구’(사진)는 부산과 연관된 인물 우장춘ㆍ조용필ㆍ유치환ㆍ박생광을 그리고 있다. 익숙한 부산 정경은 추억을 일깨운다. ‘해운대’ ‘광안대교’ ‘컨테이너 부두’ 등을 아스라하게 표현한 국대호, ‘미포’와 ‘젓갈파는 부부’를 정겹게 그린 최석운, ‘봉래산’과 ‘용호동’을 은은하게 한지에 담은 하성봉까지. 김범석은 짙은 먹선으로 좀 더 강렬하게 ‘부산타워’와 ‘영주동’을 표현했다. 부산의 상징 오륙도를 김구림은 철판과 돌로 미니멀하게 표현했고 김호준은 파라핀으로 재치있게 만들었다. 또 사석원은 특유의 색감좋은 유화로, 박병춘은 칠판그림으로 동백꽃 피는 부산을 그렸다. 바닷가 피서객을 몰카형식으로 찍은 정원연의 ‘시체놀이’ 프로젝트, 부산갈매기를 소재로 한 김선득의 작품 등이 눈길을 끈다. 박천남 학예실장과 김준기 큐레이터가 공을 들인 기획전으로 “지역문화와 호흡하고 지역 정체성을 반영하는 미술관을 보여주고자 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7월6일까지. (051)744-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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