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 체험기 라이프 까톡] 블랙야크 워킹화 '드리븐 GTX'

밑창이 푹신, 발걸음 날아갈 듯… 장거리 걸어도 충격 못느껴


스포츠 브랜드들이 주름잡던 워킹화 시장에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가세하면서 시장 규모가 1조3,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올레길, 둘레길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걷기 운동을 즐기는 장소가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으로 확대됐고, 자연스럽게 자갈길, 물길 등 거친 길 위를 장시간 걷기에 적합한 충격 흡수 및 미끄럼 방지 등 등산화 기술이 접목된 아웃도어 워킹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는 시장 진입 초기에는 기존 스포츠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위해 스포츠 브랜드보다 더욱 강화된 기술을 부각하고 경량성과 디자인을 강조했다. 특히나 올 시즌은 브랜드마다 독점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체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블랙야크의 워킹화 '드리븐 GTX'는 자체 개발한 VSS(Variable Stiffness Shoes) 시스템을 적용한 트레일 워킹화다. VSS 시스템은 미드솔(중창)의 서로 다른 경도의 차이로 무릎, 발목 등의 안전성을 더욱 향상시킨 기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 블랙야크는 이 기술에 대해 올 초 유럽 특허를 획득하고 세계 최대 스포츠박람회 '뮌헨 ISPO 2015'에서 제품상을 수상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평소 워킹할 시간이 없어서 드리븐 GTX를 체험하는 동안은 차를 두고 다녔다. 처음 신었을 때 느낌은 투박했다. 요즘 같은 날씨에 발목을 잡아주는 외관이 좀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 것. 밑창이 말랑말랑하고 쿠션감이 부드러운, 스포츠 브랜드의 러닝화에 익숙했던터라 무거운 착화감이 어색하기도 했다. 오렌지 컬러여서 흰 바지를 맞춰 입으니 색상은 매칭이 잘됐지만 아웃도어 워킹화의 특성상 여성스러운 면이 떨어져 멋스럽게 신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하지만 출퇴근시 워킹이 목적이라면 사무실에 전용 슈즈를 두고 워킹화를 신고 다니면 좋을 것 같다.

목적지까지 1시간 가량을 걸었다. 다리가 아프고 지치기 시작하는 20분이 지났을 때부터 드리븐 GTX의 퍼포먼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보통 가벼운 스포츠 브랜드의 슈즈를 신으면 처음에는 푹신한 느낌에 발걸음이 날아갈 듯 하다. 하지만 오랫동안 걸으면 처음 신었을 때보다 발바닥과 발목에 조금씩 통증이 온다. 드리븐 GTX는 마치 핸들링이 무거운 토크 높은 고급 수입차 같다. 토크가 100kg·m에 가깝거나 넘어가는 고성능 수입차의 경우 처음 운전자는 운전하기 버거울 정도로 핸들링이 무겁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익숙해지며 극한의 순간에 핸들을 꺾어도 쉽게 차체가 흔들리지 않는다. 이렇듯 드리븐 GTX는 다리와 발목, 발바닥의 통증이 오기 시작하는 장거리 시점에 도달해서는 그 성능을 발휘한다. 처음 신었을 때 다소 무겁다는 느낌이 들더라도 장착한 VSS 기술 덕분에 많이 걸어도 무릎과 발목에 오는 충격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독일차의 단단한 승차감도 떠올랐다. 오히려 걸을수록 접지력이 강화돼 안정적이면서도 충격 흡수는 덜했다.

몇 일은 가까운 동네 산에 올랐다. 등반과 하산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정도. 자갈길과 흙길에서는 아웃도어 트레킹화 만한 것도 없다. 접지력이 좋지만 두둑한 밑창이 바닥의 충격이 신체로 전해지는 것을 차단시켜 노면의 울퉁불퉁함이 크게 전달되지 않았다. 보통 일반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오르내리면 지면의 충격이 발목과 무릎에 여과없이 전달된다. 그러나 트레킹에 최적화된 이 제품은 극적인 순간에 자동차가 운전자의 생명을 살리듯 거친 환경에서 신고 있는 주인을 완벽하게 보호해 주는 것 같았다. 한번 더 등반을 하고 싶을 정도로 신체가 가벼워 트레킹의 재미를 깨닫게 했다.

발목까지 감싸주다 보니 땀이 날 것 같았던 발이 신기하게도 내내 쾌적했다. 세계 최초 360도 전방향 투습과 방수 기능을 갖춘 고어텍스® 서라운드™ 기술을 적용한 덕이다. 발에 있는 땀샘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발바닥 부분의 땀까지 관리해줘 발바닥의 열과 습기는 밖으로 배출되는 기능이 장착돼 발이 뽀송뽀송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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