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14일 오전 10시께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접촉을 재개했다.
이번 접촉은 합의도출에 실패한 지난 12일 고위급 접촉에 이은 ‘2차 접촉’의 성격을 띤다.
남북은 1차 접촉에서 현격한 견해차를 드러낸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훈련 문제에 대한 의견을 집중적으로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를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로 연기하라고 요구하면서 “군사 훈련 기간에 상봉 행사는 개최할 수 없다는 것이 원칙적 입장”이라고 밝힌 북한의 입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이 1차 접촉 당시의 입장을 고수하면 오는 20∼25일 금강산에서 갖기로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파행 또는 무산될 수 있다.
우리측은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훈련 연계를 반대하며 북한의 키 리졸브 연습 연기 요구를 거부한 상태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한미 군사훈련 문제는 전혀 별개사안으로 연계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오늘 고위급 접촉) 의제는 지난 접촉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산상봉이 무산돼 이산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군사훈련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 방해를 받거나, 이산가족 상봉 때문에 훈련에 지장이 빚어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대변인은 “군사훈련과 이산상봉 둘 다 양보할 수 없는 것인만큼 두 사안 모두 관철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틀 만에 다시 만나는 양측이 이번 협의를 통해 절충안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북한이 대표단을 판문점서 완전히 철수시키지 않은 가운데 13일 전격적으로 우리측에 다시 접촉을 제안한 것을 두고 북한이 전향적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군사 훈련 기간에 상봉 행사를 개최할 수 없다면서도 이를 ‘원칙적 입장’이라고 지난 12일 언급한 것은 향후 협상을 염두에 두고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