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관망세…기관 손절매 나서나

주식시장이 짙은 관망세에 휩싸였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300선 안팎에서 횡보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로스컷'(손절매)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수급 악화가 추가 하락을 낳는 악순환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6.73포인트 오른 1,315.77로 개장, 이틀째 상승흐름을 타는 듯 했다. 그러나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각되지 않은 채 관망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면서 코스피지수도 보합권에서 혼조로 후퇴, 오전 11시10분 현재 3.85포인트 하락한 1,305.19를 나타내고 있다. ◇기관 손절매 일부 현실화=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 1,300선을 기관의 손절매 포인트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기관의 손절매 가이드라인을 보수적으로 설정해 매수가 대비 마이너스 10%로 가정하면 1,450선 이상에서 매수한 물량은 이미 손절매포인트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관이 1,450선에서 매수한 금액은 3천340억원 수준에 불과해 손절매 충격은 미미할 전망"이라면서 "그러나 1,400∼1,450선에서 매입한 1조8천310억원 규모의 물량이 손절매 포인트에 도달하면 차례로 나타날 수 있는 도미노 현상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지수대의 손절매 포인트는 1,260∼1,300선인데, 이 구간이 지지될 수있는지는 수급상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관이 이미 손절매를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삼성증권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 1,300선 아래에서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손절매 물량이 출회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지수 1,300선이 붕괴한 지난 1일 연.기금은 83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장중 1,300선을 밑돈 2일에도 156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오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은 지난 3월 5천억원 가량의 간접투자자금을 집행했다"면서 "코스피지수 1,350선, 코스닥지수 650선 이상에서 매수를 한 것으로, 평균단가를 기준으로 하면 종목별 로스컷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투신에서운용하는 아웃소싱 펀드들도 같은 상황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격적 매도는 자제해야= 투자심리가 싸늘히 식어버린 상황이기는 하지만 1,300선 지지에 대한 시장의 믿음은 아직 남아있다. 이경수 애널리스트는 "이번 주도 코스피지수 1,300선을 지켜내기 위한 힘든 여정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 상승추세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믿음은 유효하다"면서 "1,300선을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난다면 매수관점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지만 기관이 견디다 못해 터져나오는 로스컷은 저점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많았으며, 현 주가가 금리 인상우려 등 지금의 악재를 상당 폭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주가가 반등하면 현금 확보를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자는 시각을제시했는데, 그렇다고 1300선 이하에서까지 공격적으로 주식비중을 줄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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