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건호씨 입국 '007작전' 방불

취재진 차량과 새벽 2시까지 '추격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입국한 과정은 ‘007작전’을 방불케 했다. 노씨는 지난 11일 오후10시46분께 일본 도쿄발 아시아나항공 OZ 105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10일 오후3시50분(미국시각 9일 오후11시50분)께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집을 나선 뒤 샌프란시스코와 일본 도쿄를 거쳐 약 31시간 만에 입국한 것. 이처럼 우회 경로를 이용한 것은 직항 국적기에 탑승할 경우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을 나선 노씨가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로 공항을 빠져나가면서 노씨의 행선지를 캐려는 취재진과 이를 피하려는 노씨의 열띤 ‘추격전’이 벌어졌다. 노씨의 차량은 취재진의 차량을 따돌리려 서울로 향하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에서 시속 200㎞에 가까운 고속을 내기도 했다. 서울에 진입해서도 노씨 차량은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올림픽대로와 인근 지역을 넘나들며 취재진을 떼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며 이를 따르는 취재진의 추격은 자정을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추격전이 막을 내린 것은 12일 오전2시쯤. 체어맨은 취재진을 좁은 골목길로 유인해 찻길을 막았고 노씨는 취재진의 차량이 움직이지 못하는 사이 체어맨에서 내려 20~30m 떨어진 다른 골목길에서 기다리던 흰색 쏘나타로 갈아타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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