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보훈타운 생존자 5명 중 3명 투병중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원보훈원 보훈복지타운 임대아파트에는 5명의 애국지사가 생존해 있다. 1996년 국내 첫 보훈복지 거주시설로 건립될 때 15명의 독립유공자가 입주했으나 그 중 10명이 세상을 떠났고 현재 3명은 노환으로 외출이 불가능한 상태다. 애국지사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면서 보훈복지타운에 거주하는 생존 애국지사들의 모임 ‘보름회’도 지난해 9월 자연스럽게 해체됐다. ‘보름회’는 보훈복지타운이 건립되며 각지에서 모인 애국지사들이 매달 15일 만나 항일투쟁을 회상하고 국가의 앞날을 걱정하던 친목 모임이었다. 독립운동에 대한 무관심과 노년이 돼서야 국가가 제공한 소형 임대아파트에 입주한 이들을 향한 광복절의 반짝 관심에 대해 거부감이 있을 법도 하다. 보름회 회원이었던 이영수(85ㆍ광복회수원시지회장ㆍ사진)옹은 “독립운동가에게 자동차와 운전기사까지 제공하는 프랑스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는 빈민수준”이라고 털어놓으면서 “그나마 손자 세대까지 학자금을 지급해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 있던 광복군 제3지대에서 군자금 전달과 학도병 귀순공작을 담당했고 해방 후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던 그는 “정부가 광복절 행사를 기념축제로 만들어 광복의 의미를 초등학생 때부터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체육관에서 조용히 행사를 치르고 점심 한 끼로 끝내는 것은 너무 형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광복회 경기지부 안홍순 사무국장은 “애국지사들의 공훈에 비해 그 예우를 보면 서운한 구석이 적지 않다”며 “애국지사와 그 유족의 평균 연령이 74세이고 생존 지사도 이제 몇 분 남지 않은 만큼 정부가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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