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장악 '황제' 등극할인점은 해마다 30% 이상의 고도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제 백화점을 제치고 유통업계 최고의 황제자리 등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말 현재 전국의 할인점 수는 220여개. 할인점 시장규모도 지난 98년 말 5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13조8,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할인점 매출은 올 상반기에 32.8%가 늘었으며 하반기도 33.9% 증가한 7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할인점은 이 같은 여세를 몰아 내년엔 시장규모가 17조7,000억원에 달해 백화점(17조1,000억원)을 제치고 유통업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백화점은 갈수록 성장 추세가 둔화되는데 반해 할인점은 불가사리식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한 집중화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를 비롯한 상위 4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99년의 37.6%에서 올해 절반을 넘어서고 내년엔 55.1%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내년에는 권역별 주도권을 둘러싼 대형사간의 점포 출점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신세계 이마트가 내년에 1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 하는 것을 비롯해 ▦롯데 마그넷 15개 ▦까르푸 9개 ▦홈플러스 12개씩 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중 할인점은 250여개를 넘어서고 연말엔 280여개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대형사들은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해 2005년까지 꾸준히 점포를 늘려 사당 50~80여개의 다점포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토종기업과 외국사간의 한 판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경쟁력이 약한 기업의 인수ㆍ합병도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할인점시장의 급팽창에 따라 포화상태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더욱 거세지고 경쟁 격화로 인한 성장성 둔화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할인점의 적정 점포 수는 인구 20만명을 기준으로 할 때 200~250여개로 분석되기 때문에 내년엔 사실상 과포화상태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할인점들은 한편으론 시장 선점차원에서 몸집 불리기를 밀어 부치면서도 성장성 한계를 뛰어넘어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다각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중 PB(자체 상표)상품 판매는 할인점이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분야다. 이마트의 경우 품목 파괴를 통해 PB상품 판매비중을 지난해 13%에서 2003년엔 4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기존의 단순한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고급화 및 다양한 상품 구색, 백화점식 서비스 등으로 경쟁구도가 점차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기존의 대형 매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슈퍼스토어 개념을 적용한 새로운 방식의 할인점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해외 진출, 업태 전환 등 사업 다변화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