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식민지였다가 지난 1966년 독립한 카리브해의 소국 바베이도스가 49년 만에 국가원수를 영국 여왕에서 대통령으로 교체한다.
23일(현지시간) 프룬델 스튜어트 바베이도스 총리는 국가원수 전환을 비롯해 국체를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변경하는 계획을 집권당인 민주노동당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혔다. 스튜어트 총리는 그러나 영국 식민지 지배를 경험했던 국가들이 참여하는 영연방 탈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카리브해 동쪽 끝 섬나라인 바베이도스는 '카리브해의 작은 영국'으로 불릴 정도로 영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 1625년 영국인 존 파월이 처음 바베이도스에 도착했고 1627년에 식민지로 영국에 편입됐다. 오랜 시간이 지난 1966년 독립해 민주주의를 시작했지만 명목상으로는 아직 영국 왕정 치하에 있었다.
바베이도스처럼 영국 식민지 지배를 겪은 카리브해 국가들 사이에서 국체 변경은 오래된 논란거리다. 도미니카공화국·트리니다드토바고는 독립 후 공화정을 설립했지만 자메이카는 식민지 지배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왕정을 고수해왔다.
프룬델 총리의 발표에 대해 영국 왕실은 바베이도스 정부와 국민의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대변인도 "바베이도스 당국이 자결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