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법무 해임안' 정면 충돌위기

한나라 "단독처리 불사" 민주 "실력저지" 맞서'병풍'(兵風ㆍ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의혹 공방)으로 악화될 대로 악화된 한나라당과 민주당 관계가 이번주말 김정길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놓고 물리적 충돌 등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나라당은 29일 장대환 총리 지명자 인준안 부결을 "국민의 뜻"이라고 적극 홍보하면서 김 법무장관 해임안까지 관철시키기 위해 '명분축적'에 나섰다. 이규택 총무는 이날 오전 박관용 국회의장을 방문해 "해임안 처리를 위한 30일 본회의 사회를 봐달라"고 요청했고, 주요 당직자회의에서는 "민주당이 병풍조작으로 일진광풍을 일으키고 있으니 우리도 선전포고를 할 때이며 1단계가 해임안 처리"라며 30일이나 31일 본회의에서 단독처리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청원 대표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고, 남경필 대변인은 "병풍조작은 정치테러로 우리는 테러와의 전쟁을 하는 것인 만큼 병풍공작 주범인 김 장관 해임안은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제출한 김 법무장관 해임안을 "당력을 총동원해 저지"키로 결의했다. 특히 박관용 국회의장이 양당간 합의가 무산될 경우 본회의를 직권소집할 가능성에 대비, 정균환 총무는 이날 박 의장에게 "단독국회 절대불가" 입장을 재통보하는 한편 소속의원 전원을 의원회관에 대기시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또한 최고위원ㆍ상임고문 연석회의, 한화갑 대표 주재 3선이상 의원 오찬 간담회,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열어 실력저지에 대비한 당내 결속도 다졌다. 민주당은 해임안 처리 시한인 31일 오후 2시30분까지 본회의 소집을 저지, 해임안을 자동 폐기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결정이 곧 법이 돼 버렸다"며 "군사독재시절에도 이런 국회운영은 없었다"고 한나라당의 '일방독주'에 대한 견제심리를 자극했다. 이낙연 대변인도 "피의자가 수사당국 책임자의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원천적으로 불법임으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이상훈기자 김홍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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