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금리를 더이상 낮추지 않고 현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키로 했다. 그러나 과열기미가 가시화하는 대로 금리인상을 유도할 방침이다.금융통화위원회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콜금리를 현수준(연 4.75%)으로 운용하고 단기자금 공급도 45조원 안팎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5월 중 통화정책방향」을 의결했다.
이에 앞서 이규성(李揆成)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대학원 안보과정 특강에서 『최근의 주가상승은 실물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한 실적장세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유상증자도 크게 늘어난 만큼 주식공급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버블현상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주식시장에 대해 李장관이 「과열이 아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철환(全哲煥)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의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실물경제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도 일부 과열기미가 발생해 더이상 금리 하향안정 기조를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당분간 현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全총재는 또 경기회복이 가속화할 경우 『금리를 시장상황에 맡기겠다』고 말해 경기가 과열되면 금리인상을 유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철(朴哲) 한은 부총재보는 『이는 인플레 기대심리가 일어날지를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금리가 오르더라도) 풍부한 시중유동성과 기업의 차입수요 둔화로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통위는 회의에서 현재 경기를 과열로 보는냐는 문제를 놓고 장시간 토론을 벌인 끝에 일부 과열징후가 나타나고는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안정적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강형문(姜亨文) 한은 정책기획 부장은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지난해 9월 이후의 70% 내외에서 74.6%로 상승하고 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세도 가속되고 있지만 본격적인 경기활황세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며 『한은의 기본입장은 기다리며 지켜보는 것(WAIT AND SEE)』라고 설명했다.
한편 李재경부 장관은 『최근 주식시장의 활황이 저금리에 따라 시중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급격히 유입된 데 따른 유동성 장세라는 지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실물경기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기업가치 내실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데 대한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증가하고 기관투자가도 주식형 수익증권의 판매호조 등으로 매수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피력, 주식시장이 버블이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단기급등에 따른 뇌동매매는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李장관은 『최근의 경기회복세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혀 최근의 경기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책 등 기존 정책을 수정없이 추진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이종석 기자 JSLEE@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