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왼쪽) 통합민주당 대표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오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손용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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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한·미FTA 비준안 처리 해달라"
여야 지도부 초청 오찬…姜대표 "민주당이 결자해지 차원서 처리 해야"…孫대표 "쇠고기 역효과…국민설득 어려울 것"…대선 관련 고소고발 취소싸고 신경전도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홍재원기자 jwhong@sed.co.kr
손학규(왼쪽) 통합민주당 대표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오찬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손용석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은 참여정부 협상의 연장선상에서 봐달라"며 여야 지도부에 4월 임시국회 때(5월25일까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ㆍ통합민주당 등 여야 교섭단체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회동을 갖고 "전 정부에서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이 마련되면 그에 따른다는 조건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농민 피해대책은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며 "자동차와 관련한 재협상은 없다"고 다시 한번 못박았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한미 FTA는 참여정부에서 시작한 것인 만큼 민주당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비준안을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보완대책을 내놓고 함께 공부하자"고 말했다.
민주당은 한미 쇠고기 협상을 비판하면서 선(先)대책마련을 요구하는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민주당 공동대표는 "17대 국회 동안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당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의를 다했지만 이번 쇠고기 협상 등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며 "쇠고기 협상은 오점과 상처를 남긴 회담"이라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어 "한미 FTA 관련 피해산업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을 설득하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동에서는 또 대선 관련 고소ㆍ고발 취소를 둘러싼 신경전이 날카롭게 벌어졌다. 박상천 민주당 공동대표는 "BBK 공방과 관련해 검찰이 정동영 당시 대선 후보를 비롯해 민주당 인사들을 줄소환해 형사처벌하려고 하는데 큰틀에서 털고 가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후보 검증을 둘러싼 정치공방에 대한 형사처벌이 이뤄질 경우 여야 관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당에서 고발한 것이므로 한나라당의 문제"라면서도 "BBK 문제를 계획적으로 음해할 목적으로 거론한 사람은 여야를 막론하고 처벌 받아야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임기) 5년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 야당 탄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고 차영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오찬이 시작되기 전부터 여야는 농담 형식을 빌어 뼈 있는 전초전을 벌였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할 일을 내가 하고 있다. 나는 민주당 비밀 당원"이라며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부방침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의장은 그러면서 "(한미) FTA 처리해줘요"라고 요구했다.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는 "FTA를 처리한다"면서도 "시기가 문제"라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박 대표가 이 자리에서도 고소ㆍ고발 취소를 요구하자 강 대표는 "그것도 특검하자"는 농담으로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한편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김대중ㆍ노무현 정부 때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며 초청에서 제외된 점을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