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반등 예상 불구 주가 추가하락 대비를

주식시장이 나스닥 선물지수 강세와 프로그램 순매수에 힘입어 닷새 만에 힘겹게 상승반전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관망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다음 주에 이라크와 북한 관련 악재들이 다시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반등국면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여기에 경기와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 여건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종합주가지수는 23일 개장 초 나스닥 선물의 영향으로 강세로 출발했지만 SK텔레콤과 CJ 등 일부 기업의 실적부진 영향으로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보다 2.69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대량의 프로그램 순매수와 나스닥 선물강세로 기술적인 반등이 나타났지만 일시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금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어 5일만에 반등 성공=이날 지수 반등을 이끈 것은 프로그램 매수세였다. 전일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고평가되는 콘탱고가 발생해 프로그램 매도는 338억원에 그친 반면 무려 3,327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 전체적으로 2,989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수도 소폭이나마 상승반전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상승종목 수도 404개로 하락종목 345개보다 많아 반등 분위기를 연출했다. 박은용 대우증권 선물영업팀장은 “프로그램 매수세가 활발히 유입된 것이 반등의 원동력이 됐다”며 “장중 유입됐던 프로그램 매수세가 SK텔레콤의 하한가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나스닥 선물지수가 오랜만에 강세를 보인 점도 대기 매수세를 유입시키는 요인이 됐다. ◇외국인 나흘째 순매도, 반등지속 힘들 듯=전문가들은 그러나 반등기조가 지속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외국인이 순매도로 기울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이날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SK텔레콤을 중심으로 매도에 나서면서 모두 1,200여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20일 이후 나흘째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실적악화를 우려한 종목으로 집중된 점도 부담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SK텔레콤도 매도공세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관망세에서 `매도`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영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매도규모를 늘림에 따라 외국인에 의해 장세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세가 다시 장세의 발목을 잡는 매물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박 팀장은 “이날 SK텔레콤으로 인해 시장에 나오지 않은 프로그램 매물이 24일에는 매물로 풀릴 것으로 보여 장세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 전환사채(CB) 물량과 함께 수급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악재도 여전한 부담=수급상 부담 외에 이라크전쟁과 북핵관련 리스크도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이라크전쟁을 향한 미국의 의지가 여전히 확고한데다 북핵 문제도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손을 떠나 UN 안전보장이사회로 넘어가게 돼 당분간 `지정학적 위험`이 장세를 쥐락펴락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원화 환율하락ㆍ 고유가 등으로 상반기 기업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부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환율에 따른 부담과 함께 펀더멘털에 대한 회의감을 키우는 악재가 장세를 억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날 반등으로 바닥이 확인됐다고 판단하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이 끝난 뒤 어느 선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인가에 관심을 높여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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