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한국기계전/국내 기계산업 현주소·과제

◎산업구조 고도화 ‘수출선봉’ 부상「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기계산업이 국민경제의 중추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정부의 기계국산화시책에 힘입어 그동안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주도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는 기계산업이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85년 4.0%에서 96년 28.9%로 7배이상 커진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기계산업의 발전을 통해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이뤄지고 있고 선진국형 생산구조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기계업체가 우리나라 총사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4.3%로 높아졌다. 전산업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은 25.0%로 지난 85년 1.8%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이같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일반기계의 발전둔화로 기계산업의 생산구조는 아직까지 수입유발형태를 벗어나지 못하는등 구조적인 취약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97한국기계전」을 계기로 국내기계산업의 현주소와 문제점, 해결과제 등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90년대 들어 생산구조 선진화 괄목성장/수송기계는 “세계적수준” 인정/업체99% 중기·수입의존 커 고부가가치제품 개발 연구 기술혁신 더 매진해야 ◇기계산업의 현주소와 문제점=기계산업은 30년이라는 길잖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며 우리경제의 중추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80년대만 해도 기계업체수가 5천5백여개로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9%에 불과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창업이 늘어나면서 96년에는 3만1천4백여개로 늘어나 34.3%로 증대됐다. 또 96년 기계산업의 생산액도 1백5조원에 달해 제조업 총생산액의 28.9%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생산증에도 불구하고 기계산업의 생산구조는 여전히 수입의존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계류 수입에서 일반기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53.9%로 무역적자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부품 국산화에 대한 노력이 저조해 아직까지 핵심부품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기업규모가 영세하고 자금조달 능력이 약한 것도 문제.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 기계업체 가운데 99.2%가 중소기업이다. 산업구조가 취약하다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선진국과 비교할 때 기술집약도와 부가가치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생산구조를 볼 때 수송기계만이 주요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에 와 있고 나머지 품목들은 여전히 후진형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출구조는 수송기계 비중이 40.4%, 일반기계 28.1%로 선진국 구조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구조는 수입대체화가 상당히 이뤄졌지만 일반기계 수입비중이 일본의 32.9%, 미국 27.7% 보다 높은 54.0%에 달하고 있다. 기술수준이 낙후한 것도 기계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저급기술은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으나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기기 분야에서는 아직 시제품 개발단계에 머물고 있다. 무엇보다 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우리제품을 지탱시켰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데다 후발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일본은 엔저를 바탕으로 우리의 수출주력시장인 미국과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중국, 대만 등은 「저가」를 무기로 우리의 주력시장인 중저가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품질은 물론 가격경쟁력도 점차 상실되면서 「사면초가」의 입장에 처한 것이 우리 기계산업의 현실이다. ◇기계산업의 경쟁력 강화방안=오는 2000년대 기계산업이 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계공업진흥회에 따르면 95년 국내 기계산업은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생산비중이 11.9%지만 오는 2000년에는 12%, 2005년에는 13.2%로 높아질 전망이다. 제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기계산업의 생산액 비중도 96년 28.9%에서 2005년에는 33%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유망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기계산업의 위치를 확고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부품국산화와 생산원가 절감, 기술경쟁력 확보, 수출 및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현재 중소기업에 치우쳐 있는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 조정해 중소공급업체와 핵심부품을 개발하는 대기업에도 금융및 세제상의 지원을 해 주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밖에 자동화시설 교체자금지원확대는 물론 민간기관을 주축으로 기술개발을 가속화하는 한편 적정수준의 기술·기능인력 확보 및 양성, 부품소재공업 발전등 기술혁신 체제확립을 서둘러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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