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 생산량 대규모 축소발표 의혹...세계 철강공급과잉 부추겨

2012년부터 연간 3,0000만톤 이상씩 과소추계한 듯

전세계 철강공급과잉의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 정부가 관행적으로 자국 철강생산량을 대거 과소추계해 발표하는 방식으로 감산약속을 어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19일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인 중국이 이 같이 철강생산 통계를 왜곡함으로써 과잉생산량을 감축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을 실제로는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한해만 해도 중국은 업계 주요 추정치보다 4,000만톤 가량이나 생산량을 축소해 발표했는데 이는 독일의 한해 철강 생산량에 맞먹는 규모라는 것이다.

로이터는 이 같은 의혹의 근거로 중국강철공업협회(CISA)가 발표한 2013년 조강 생산량이 8억2,200만톤이어서 정부 통계당국이 발표한 생산량보다 4,000만톤 많더라고 소개했다. 영국계 철강산업연구기관인 MEPS도 중국 정부가 2012년부터 최소한 연간 3,000만~4,000톤에 달하는 조강 생산량을 축소해 발표한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철강통계가 불신을 사면서 관련 업계는 철광석, 철강의 적정 공급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세계 양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리오 틴토는 중국의 조강 수요가 2030년에 약 10억톤까지 늘어나리라고 예측했으나 중국의 올해 들어 10월까지의 철강 수요는 1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MEPS의 피터 피시 이사는 “생산수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통계에 대해서조차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계 당국은 어떻게 투자, 경영합리화, 생산조정, 민영화에 대한 중대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과잉생산된 철강을 해외로 밀어내기식으로 수출하면서 전세계 철강산업계의 공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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