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블루오션, 여심을 잡아라] 롯데홈쇼핑

시청 시간 따라 세대별 선호 제품 집중 배치
오전·오후·주말로 시간 나눠 주타깃 집중 공략… 큰 호응

롯데홈쇼핑의 간판 뷰티 프로그램인 '뷰티 더 원 쇼'는 여성 직장인들의 생활 패턴을 감안해 토요일 오전 시간 대에 정품 1개를 더 증정하는 컨셉트로 프로그램을 편성, 호응을 얻고 있다. 진제공=롯데홈쇼핑 


판매 증진 아이디어를 잇달아 내놓으며 롯데홈쇼핑의 새로운 '씽크탱크'로 부상한 고객평가단의 모습. 사진제공=롯데홈쇼핑

홈쇼핑 등 유통업계에서 '여성 고객을 사로잡으면 성공한다'는 공식은 이미 일반화 된지 오래다. 롯데홈쇼핑은 홈쇼핑의 주요 구매 고객인 여성들이 세대별로 선호 제품과 주 시청시간대가 다르다는 데 착안, 프로그램 구성에 세대별 생활 패턴을 반영하며 '여심(女心)'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기존 TV홈쇼핑의 주 타깃은 30~50대 여성이었지만 최근 들어 고객층이 20~60대로 확대되고 있어 이를 감안한 편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오전 시간대의 경우 45세 이상 장년층의 시청률이 높은 것을 감안해 원액기ㆍ중탕기ㆍ홍삼 농축액 등 건강 관련 상품들이 집중 배치된다. 남편이 출근한 한가로운 시간을 이용해 신중한 구매를 유도할 수 있도록 명품 방송 역시 오전에 진행된다. 반면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저녁 시간에는 타깃 연령이 낮아진다. 저녁 7시 이후 롯데홈쇼핑은 화장품과 다이어트 식품 등을 판매하며 젊은 여성 고객의 눈을 붙들고 있다. 간판 뷰티 프로그램인 '뷰티 원(one) 더 쇼' 역시 상품 1개를 구입하면 정품 1개를 덤으로 준다는 파격적 구성 외에도 직장 여성들이 여유롭게 쇼핑할 수 있는 토요일 오전에 프로그램을 배치, 기존 뷰티 방송 대비 30% 이상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여성 고객들의 '구매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방송도 편성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TV에서 방영되는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려는 고객들의' 니즈'를 감안, 지난해 업계 최초로 온ㆍ오프라인 혼합 상품관인 '롯데홈쇼핑 팝업 스튜디오250'을 롯데마트 내에 개설했다. 롯데마트 월드점과 중계점에 개설된 이 매장은 TV방송에서 검증된 히트 상품과 신규 상품 50여 개를 직접 보고 만지며 구매할 수 있는데다 많게는 50% 가량 할인된 가격에 판매,월 매출이 1억원을 상회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외에도 쇼호스트ㆍPDㆍ마케팅 담당자 등 제작진들이 직접 매장에 순회 근무,고객의 반응을 듣고 개선점 등을 논하는 '소통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간판 명품 프로그램인 '더 럭셔리'와 '더 셀렉티브'는 명품 브랜드를 보다 저렴한 가격과 상세한 설명 하에 구입하려는 고객들의 의사를 반영,독보적인 히트 상품으로 부상한 사례다. 백화점보다 10~20% 저렴한 가격 및 장기 무이자 할부 혜택 외에도 18년차 베테랑 쇼호스트의 친절한 브랜드 설명이 더해지며 홈쇼핑 중심의 상품 군에 명품을 올려 놓을 수 있었다. 업체는 이를 위해 '더 럭셔리'의 경우 쇼호스트 외에 PD까지 전담 배정, 고객 분석과 상품 편성을 전담케 하고 있다. '더 셀렉티브'는 명품 브랜드와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 등 다수의 상품을 한 자리에서 판매하며 급부상한 오프라인의 '편집숍' 같은 형태로 프로그램을 구성,신규 고객층이 유입되는 효과를 봤다. 롯데홈쇼핑은 '여성 고객은 여성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여성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 내부적으로도 여심을 사로잡기 위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해 가고 있다. 홈쇼핑 내 여직원의 비중은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채용 비율 또한 꾸준한 증가세다. 특히 여성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는 패션ㆍ뷰티 제품 관련 부서와 고객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해야 하는 고객관리 관련 부서에서는 여자 직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깐깐한 주부 평가단이 '대박' 공신
'롯데홈쇼핑 고객평가단'이 마케팅이나 상품기획에 고객이 직접 참여, 방송의 질과 매출을 함께 끌어올려 업체의 주요 '싱크탱크'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2006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이 평가단은 통상 상ㆍ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00명을 모집, 6개월 동안 활동케 하는데 참여자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고객 평가단의 날카로운 조언은 롯데홈쇼핑 판매 방송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며 매출 상승의 주요 공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방용품 브랜드 '엘쿡'의 경우 첫 방송 뒤 냄비 손잡이가 쉽게 뜨거워진다는 평가단의 지적을 반영, 집게 형태인 실리콘 핸들을 추가해 판매한 결과 리뉴얼 3개월 만에 누적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봤다. '조이쿡 직화오븐기'역시 가스렌지와의 접촉면적이 좁아 미끄러진다는 평가단의 의견을 반영해 안전틀을 추가로 증정,'효자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여성 고객을 소비자가 아닌 판매자의 역할로 서게 한 이들 평가단의 활약은 프로그램 제작에도 두루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통상 홈쇼핑 밥솥 판매 방송의 경우 밥솥 외형과 내부 소재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형태를 띄는데 '(매출 증진을 위해) 모델이 갓 지은 밥을 먹는 장면이 필요하다'는 평가단의 지적을 반영하자 평소 대비 매출이 2배 가량 치솟았다. 이밖에 롯데홈쇼핑은 화면에 자막이 많아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단의 지적을 반영해 글자수를 줄였다.상품정보도 분할 노출해 화면 시청이 더욱 편해졌다는 고객들의 반응을 얻었다. 업체 관계자는 "여성들의 냉철한 시각을 프로그램에 반영한 것이 '여심'을 움직이는 주요 비결이 된 셈"이라며 "평가단 활동기간 동안 임직원과 동일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추가 적립금을 지급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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