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의 마법'이 일어났다. 저금리 기조로 은행들의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경남은행을 인수한 BNK금융과 광주은행을 인수한 JB금융이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여기에 캐피털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호조까지 합세하면서 지방 금융지주들이 전국구 시중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3,1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전년동기 대비 약 60%, JB금융지주는 상반기 7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면서 지난해 상반기(333억원) 대비 무려 약 130% 성장했다.
반면 대형 시중은행들의 경우 어려운 환경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성장률은 10~20%대에 그쳤다. 신한금융지주가 1조2,8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전년 대비 13% 늘었고 KB금융 26%, 하나금융 23%, 우리은행은 24% 성장했다.
이렇듯 '어닝서프라이즈'라고 할 만한 지방 금융지주의 실적은 지난해 성공한 M&A의 공이 컸다.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0에 수렴하면서 지방은행이 대형 시중은행을 따라잡을 만한 동력을 잃은 가운데 과감한 M&A로 수익성 정체를 돌파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모두 지난해 하반기 새 식구로 맞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경남은행은 상반기 1,4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204% 증가했다. 주요 계열사인 부산은행 역시 총 2,0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국구 시중은행인 외환은행의 2,313억원을 넘보는 실적을 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한 JB금융지주의 경우 광주은행은 상반기만 보면 올해 2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지난해(461억원)보다 48% 줄었지만 1·4분기 경남기업 손실 반영을 마무리 지으면서 2·4분기 실적(228억원)이 전 분기(14억원) 대비 1,425% 늘어나며 급등한 수익성을 과시했다. 마찬가지로 2011년 인수한 JB우리캐피탈은 상반기에만도 331억원의 순이익을 나타내 지주 내 핵심 계열사인 전북은행(336억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앞으로도 지방 금융지주들의 M&A 마법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BNK자산운용과 DGB생명 등 최근 새로 편입된 계열사들의 영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그룹 내 시너지를 통해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