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회사채 마이너스 수익률 속출

안전자산 선호 투자자 몰려 미국 지난달 750억 달러 발행
연내 1조달러 넘을 가능성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이 우량 회사채로 몰려들면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회사채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톰슨로이터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미국 내 투자적격 등급의 회사채 발행규모가 750억달러로 7월 물량으로는 사상최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전체 발행물량은 1조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회사채 발행이 급증한 것은 유로존 위기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변동성이 큰 주식 대신 안전한 채권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독일 국채 등의 수익률이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우량 회사채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그렇기 때문에 기업들은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저금리 환경에 장기자금 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캐나다의 트랜스캐나다파이프라인은 지난달 5억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채권을 2.5%에 발행했다. 지난해 말 회사채 발행 당시의 수익률은 3%를 넘었다. 반년 만에 수익률이 0.5%포인트 이상 떨어진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인베스먼트뱅킹 헤드인 짐 프로버트는 "23년 동안 일했지만 지금처럼 회사채에 수요가 몰리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일류기업 회사채의 경우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매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3년 만기 채권을 0.60%에, 안호이저부시인베브는 0.80%에 각각 발행했다. 지난 6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1.7%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감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회사채 수요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는 한편 저금리 추세가 전환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앤더 맥스웰 피터 솔로몬인베스트뱅크 이사는 "지금 새로 발행된 회사채를 사는 것은 곧 손실을 사는 것"이라며 "앞으로 수익률이 올라가면 이러한 회사채들의 가치는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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