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3.0 시대… K스타일 키워라

글로벌 주류 문화 인정 받으려면 예술·생활로 콘텐츠 다양화해야

#멕시코에 사는 회사원 히셀라 네리 가르시아(23)씨는 직장 상사에게 "한국 사람처럼 일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떤 일이든 맡으면 신속하면서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한류'를 꼽는다. 그는 "10여년 전 신화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한류를 처음 접한 후 한국 아이돌 스타의 춤과 노래ㆍ메이크업과 패션에 빠졌고 세련된 한국인의 생활습관, 즉 '코리안 스타일(K-Style)'을 몸에 익히게 됐다"고 말했다.

한류가 지구촌에 살고 있는 70억 인구의 문화 취향은 물론 삶의 방식, 나아가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지난 1990년대 후반 인기 드라마의 해외방영을 계기로 촉발된 한류는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K팝을 통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한류 2.0시대를 열었다. 이제 '한류 3.0시대'를 맞아 한류는 문화의 한 장르가 아니라 세계인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K컬처(K-Culture)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현재 K컬처는 세계인에게 참신하면서도 세련된 삶의 스타일, 즉 K스타일로 받아들여지면서 새로운 주류 문화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뜨거운 한류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문화서비스산업 수출액은 사상 처음 수입액을 앞질렀다. 1980년 문화서비스 통계를 잡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8,55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문화서비스산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70년 1.0%에서 1990년 2.1%, 2011년 3.6%로 상승하고 있다. 문화서비스 교역 세계 순위도 2003년 19위에서 2010년 10위를 차지하면서 10대 문화 강국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류가 일시적 열풍을 넘어 글로벌 주류 문화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세계성을 겸비한, 새로운 수준의 문화로 거듭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K팝이나 드라마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와 문화예술, 그리고 생활문화로 외연을 넓힌 우리만의 K스타일을 창조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한류 3.0시대는 문화 한류에서 경제 한류로 도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멋지고 세련된 느낌의 'K스타일'이 세계인의 머릿속에 각인되면 한국 제품은 물론 한국 기업과 국가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20세기 제조업 중심의 산업화 시대는 포드 시스템이나 도요타의 JIT(Just In Time) 시스템 등이 주도했다면 고부가가치 산업 시대인 지금은 삼성전자의 '패러독스 경영 시스템'이나 현대ㆍ기아차그룹의 '모듈형 경영 시스템'처럼 우리 기업들의 3S(Smart, Sensitive, Speedyㆍ똑똑하고 감성적이며 재빠른) 경영 방식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할 수도 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의 박성현 박사는 "한류가 문화 콘텐츠로부터 정치ㆍ경제와 사회 전반으로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는 K스타일을 세계인과 함께 공유하고 새롭게 창조해가면서 글로벌 주류 문화로 도약하는 과정, 그 자체를 한류 3.0의 정체성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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