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위한 대구ㆍ경북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지난 주 출범했지만 이사장 공석에다 이사진 구성 등에 대한 의료계 내부 비판이 제기되면서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3일 대구시청에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범일 대구시장,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첨단의료복합단지 운영을 담당할 '대구ㆍ경북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가칭)'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재단은 의료단지 운영과 관련한 주요 의사결정권이 있는 이사회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실무기구인 운영위원회로 구성됐다. 이사회는 학계와 의학계, 산업계 인사 등 14인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이사장은 적임자를 찾지 못해 공석인 상태로 출범했다. 보건복지부가 공모를 통해 대구시 지원을 받은 전직 장관 1명을 이사장 후보로 국무총리실에 추천했지만 최종 인선과정에서 탈락한 것.
이에 따라 재공모를 하더라고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핵심 정책결정 지연 등 초기 업무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창립총회에서는 경북대학교 병원장을 지낸 이상흔 경북대 의무부총장이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대구경북 의료단지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재단 출범 당일 대구시를 항의 방문해 재단이 '메디시티 대구'의 이상과 비전이 없고, 전문성이 결여된 이사들로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한의대측은 "합성신약 개발 등 대구경북 의료단지의 사업내용을 볼 때 이미 선진국이 100년 전 시작했던 것을 답습한다는 것은 의료단지 운영의 기본철학조차 없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의대는 "오송단지 운영법인 이사들이 철저한 전문성 위주로 짜여진 데 반해 대구경북 재단 이사진은 한마디로 기준 없는 나눠먹기식으로 짜여져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재단이 앞으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가면서 지역의 강점인 통합의학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고, 이사진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각 계의 대표성을 갖춘 인사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사업은 동구 신서혁신도시 내에 2012년 말까지 신약개발 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 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 생산센터 등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이 곳을 합성신약과 IT기반 첨단의료기기 생산의 세계적 메카로 만들기 위해 5조6,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