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하나은행장 "박리다매식 외형 키우기 없다"

대학에 스마트 브랜치 확대… 저원가성 자금 유치 사활


김종준(사진) 하나은행장은 요즘 일반 고객 수를 늘리기 위한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저금리 속에서 수익 기반을 넓혀놓아야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올 들어 요구불 예금 등 저원가성 자금이 1조6,500억원가량 늘었지만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다.

김 행장은 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런 고민을 토로했다.

"전통적으로 프라이빗뱅킹(PB)사업부가 강해 부자 고객은 어느 은행보다 많지만 통장을 기반으로 활발히 거래하는 일반 고객 수는 부족합니다. 점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접근 편리성이 떨어지다 보니 서비스를 강화해도 힘든 측면이 있어요. 특히 고객층의 고령화에 신경 쓰면서 미래 수익 창출의 기반이 되는 젊은 층 잡기에도 나설 생각입니다."

김 행장은 그런 맥락에서 "대학에 입점한 독립형 점포인 스마트 브랜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당장은 돈이 안되더라도 장기 관점에서 인지도 상승 등의 광고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경영과 관련해서는 내실을 강조했다.

김 행장은 "글로벌 경제가 차츰 좋아지고 있지만 수수료 및 이자 수익이 줄고 있고 자본 규제인 바젤Ⅲ도 적용돼 투자 대비 수익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리다매를 해서라도 외형을 키우는 시대는 갔다"며 "수익성 위주로 영업을 재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의 점포 수는 629개(10월 말 기준)다. 올해 19개나 줄어든 수치다.

점포 수가 1,200개나 되는 국민은행은 오히려 점포 수가 늘었고 940개의 신한은행이 6개 줄었음을 감안하면 군살 없는 조직이란 표현이 무리가 아니다. 김 행장은 "점포당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점포가 줄어도 구조조정 없이 인력 재배치가 가능하다"며 "인당 생산성이 높은 고효율 조직이 되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화 바람에 대해서는 "은행 이익이 줄어드는 추세에서 이를 단행하려면 기존 직원의 일정 부분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장기 경쟁력 관점에서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어 신중히 검토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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