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곳곳 누비는 악령의 부활이집트 스토리를 모티브로 한 영화'벨파고'(장 폴 살로메감독)는 루브르 박물관이 영화촬영장으로 처음 쓰이고 세계 스타 소피 마르소, 영화 '택시'시리즈의 연이은 성공으로 프랑스 인기배우로 떠오른 프레데릭 디팡달 등 국내서도 지명도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칸영화제 마켓서 국내 수입업자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작품이다.
그러나 올해 완성돼 선보인 '벨파고'는 프랑스 안에서 꽤 인기를 끈 미스터리 블록버스터로 얘기되지만 국내서는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같은 물량공세나 현란한 CG 효과 그리고 미스터리물 같은 긴박감이 덜하다.
영화'벨파고'의 남다른 매력은 루브르 박물관. 소장품만 3만4,000여점, 지난 10년간 다녀간 방문객만도 5,000만명이 넘었다. 이 박물관에서의 이레적인 로케 촬영으로 인해 관객들은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험을 즐기면서 덤으로 '모나리자''승리의 여신 니케상'등의 명물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들 작품들이 전시된 갤러리뿐 아니라 유물저장실, 보안경비실, 박물관 내 연구소에서부터 심지어 박물관의 지하터널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박물관의 이면을 볼 수 있다. 또 80년대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밀어붙여 루브르의 상징이 된 거대한 유리 피라미드의 건축 당시 모습도 볼 수 있다.
루브르의 창고에서 오랜 시간 잊혀졌던 이집트 석관 하나가 발견된다. 조사를 위해 석관이 열리는 순간부터 루브르에는 감시용 카메라가 부서지고, 경보 시스템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등 이상한 조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3000년전의 악령'벨파고'가 다시 깨어나 루브르 이곳저곳을 배회하고 사고를 치는 것. 그와 마주친 경비요원들은 자기 내면에 숨었던 두려움이 현실로 나타나는 환상을 겪으며 끔찍하게 죽어간다.
하지만 뒤로갈수록 벨파고는 사람을 해치려고만 드는 사악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긴박감 넘치는 미스터리로 받아들이기에는 부족함이 많지만 악령에 대한 시각이나 주요 캐릭터들에게서 유럽식 감수성이 묻어난다.
벨파고는 사람 몸을 빌어 뭔가를 찾아 헤매는데, 박물관 주위에 살던 리사(소피 마르소)가 그 숙주가 된다.
검은 미라 복장으로 루브르의 이집트관을 뒤지는 모습이 마치 홍콩영화에서 통통 튀어 다니던 강시의 서양 버전 같다.
리사를 구해내고 벨파고의 비밀을 푸는 인물은 리사를 사랑하게 된 전기 수리공 마틴(프레데릭 디팡달)과 과거에 벨파고와 악연을 맺었던 새 보안실장 벨락(미셀 세로)이다.
박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