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의 관련 리포트가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증권사들의 보고서 대부분이 시내면세점 사업자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 다수가 낙찰에 유리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업자 선정 이슈가 증권가에서도 시선을 끌자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관련기업의 주가도 들썩거렸다. 이달 들어 호텔신라와 현대백화점 주가는 전달 말과 비슷한 수준에서 등락 중이나 SK네트웍스와 신세계 주가는 각각 12%, 14% 상승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증권사의 낙찰 결과 예측 리포트가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져오고 후보업체와 증권사 간 갈등을 야기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면세점 입찰에선 대기업 2개 몫을 놓고 7개 사업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업 참여 일반 경쟁입찰에는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합작사), 현대DF(현대백화점), 롯데면세점, 신세계DF(신세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등 7곳이 출전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에서 “관리 역량이나 주변 환경이 핵심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대규모 면세와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개발하고, 면세점을 경영한 경험이 있는 HDC신라면세점과 신세계DF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김태현 토러스증권 연구원도 지난 18일 “SK네트웍스와 신세계가 각각 동대문시장과 남대문시장 등 입지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대기업군 신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자 연이어 22일 KTB투자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호텔신라의 HDC신라면세점이 관리·운영능력과 지리 요건에서 경쟁 사업자보다 우위의 점수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지난 24일 현대백화점을 낙점자로 지목하는 보고서에서 “강남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데다 한류 관광명소와 의료관광 수요도 크지만, 면세점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현대백화점이 내세운 무역점은 입지 면에서 경쟁력이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과 HMC투자증권은 SK네트웍스가 유리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홍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과 박종렬 HMC증권 연구원은 “SK네트웍스가 입지와 주변상권 상생, 관광산업 활성화 등 환경 요소와 매장면적, 주차장, 워커힐을 통한 면세점 운영 기술 등에서 강점이 있어 사업권 선정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낙점자를 전망하는 보고서들이 쏟아지자 후보 기업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 이들 중 한 증권사가 내놓은 사업자 평가 예측 보고서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한 후보 기업이 “주관적인 잣대로 점수를 매겨 혼란과 경쟁을 부추긴다”며 반박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 대기업 입찰 후보들은 각각 강·약점을 보유하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며 “현 시점에서 어떤 기업이 사업자에 선정될 가능성을 속단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