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한국은행 총재로 내정된 데 대해 적절한 인사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이 늦춰지면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금융권에서는 김 내정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거쳐 현 정부에서 초대 경제수석을 지낸데다 국제금융 전공이어서 균형감각으로 조직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청와대와 KDI 등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거시경제는 물론 금융부문도 잘 보는 것으로 안다”며 “전반적으로 잘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또 다른 관계자도 “OECD 대사를 역임한 만큼 국제공조 측면에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국제금융 전공자이자 오랫동안 정책과 연구를 해온 인물이어서 적절한 인사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김 대사가 한은 총재에 올라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 수익개선이 어려워지고 부실이 늘어날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김 대사가 현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은행은 금리가 좀 올라야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는데 저금리가 계속되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경우 부실 기업 문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저금리에 따른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 악재”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한 채권딜러는 “거시정책 전문가라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좀 생소한 사람”이라며 “신임 총재 취임을 계기로 당분간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일 듯하다”고 전망했다.
한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청와대나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서 벗어나기 힘든 분이고 외풍을 막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한은 내부 개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